국보법 4조2항 적용여부가 간첩죄 관건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장민호(44), 이정훈(43), 손정목(42)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지만 검찰은 아직 이번 사안을 ‘간첩 사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모두 국가보안법을 위반했지만 뚜렷하게 간첩 활동을 한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서 섣불리 ‘간첩’으로 단정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게 검찰 내부의 분위기다.

장씨 등에게 일단 공통으로 적용된 혐의는 국보법 8조 회합ㆍ통신

국보법 8조는 “국가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ㆍ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들이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보고 일단 이 혐의를 공통으로 적용했다.

공안당국은 구속된 장씨 등을 간첩죄로 처벌하려면 이들이 국보법 4조(목적수행) 2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4조2항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형법 98조에 규정된 범죄를 저지르거나 국가기밀을 탐지ㆍ수집ㆍ누설ㆍ전달하거나 중개한 때”를 전제로 깔고 있다.

형법 98조는 ‘간첩죄’를 규정한 항목으로 “적국을 위해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 군사상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장씨의 경우 조선노동당에 가입해 충성서약을 했고 압수수색 결과 간첩 활동을 의심케 하는 여러 물증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장씨도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나타나 간첩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장씨는 노동당 가입 사실이 확인돼 국보법 3조 반국가단체의 구성 혐의를 받고 있어서 국보법상 ‘목적수행’의 전제 조건을 이미 갖췄다.

더욱이 충성서약을 한 뒤 국내 재야 인사들을 포섭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많고 북한을 3차례나 드나든 전력 때문에 공안당국이 이미 장씨에 대해선 간첩 혐의에 대한 심증을 굳히고 있다.

그러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정훈 민노당 전 중앙위원과 손정목씨의 경우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안당국은 특히 대공 사건의 경우 증거나 관련자들이 모두 북한에 있거나 북한인인 경우가 많아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칫 수사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사건이 ‘간첩단’ 사건으로 비화할지도 관심거리다. 이들 가운데 간첩 활동을 한 사람이 확인되고 서로 연결돼 조직을 구성한 사실이 파악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간첩단으로까지 확대될지는 예견하기 어렵다.

공안 관계자는 구속자를 포함한 국보법 위반자 5명이 모두 알고 있는 사이냐는 질문에 “아직 수사 중이라 자세히 밝힐 수 없다. 다만 공안당국이 장씨의 압수물 등을 열심히 분석 중이다”라고만 말해 간첩단 사건 확대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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