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쟁점과 처리 전망

한나라당이 14일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향후 이들 법안이 어떤 방향으로 논의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안 제출로 국보법 개폐논의에 전기가 마련된 셈이지만 지난해 말 국보법을 둘러싼 여야의 격렬한 충돌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 논의 과정도 평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열린우리당의 입장은 국보법을 폐지하되, 안보공백이 예상되는 부분은 형법의 내란죄를 강화하자는 게 요체다. 이 같은 당론을 추진하면서 한나라당과의 절충점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당은 반국가단체를 정의하는 정부참칭(2조) 조항을 비롯해 잠입탈출(6조) 찬양.고무(7조) 회합.통신(8조) 불고지죄(10조) 조항을 모두 보완없이 삭제했다.

반면 한나라당 당론은 국보법의 독소조항들을 개선하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거나 파괴하려는 행위를 처벌하는 형사법체계인 국보법의 틀 자체는 유지시키자는 것이다.

한나라당 개정안은 현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정을 알면서’로 돼 있는 금품수수,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죄의 구성요건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로 강화해 국보법의 주관적 적용 가능성을 방지했다.

또한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거나, 운반.취득했다는 이유로 찬양.고무죄로 처벌하지 못하도록 처벌요건을 강화했고, 불고지죄는 아예 삭제했다.

국회에 제출된 각각의 법안만을 살펴볼 경우 여야는 불고지죄를 삭제하자는 것에 대해서만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 다른 부분에서는 공통점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반국가단체를 정의하는 정부참칭 조항은 여야가 정체성을 걸고 각자의 뜻을 관철하려는 부분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진통 끝에 결국 대체입법을 바탕으로 합의를 도출할 것 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보법 폐지후 새로운 안보법 체계를 제정하자는 대체입법론은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여당과 국보법 존치를 주장하는 야당이 ‘윈-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 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여야 지도부는 국보법 폐지후 새로운 안보법 체계를 제정하자는 대체 입법론을 이끌어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발로 결실을 보지 못했 다.

당시 논의된 대체입법론은 현행 국보법 2조 가운데 반국가단체를 ‘국가안전침해 단체’로 변경해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고, 7조 가운데 찬양고무죄를 없애고 공공 연한 선전선동만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여당 지도부가 전 지도부에 비해 유연한 입장을 지닌 것도 대체입법으로 국보법 개폐논의가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도 취임 직후 국가보안법 개폐문제에 대해 “여야의 위임을 받은 지도부에서 대체입법에 합의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 같은 시나리오는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여당내 개혁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여야가 서로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면서 논의가 한 발도 진척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여야의 국보법 개폐논의는 6월 임시국회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발의 또는 제출된 법률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뒤 15일이 경과해야 상정할 수 있다는 국회법 조항상 국보법 개정안이 오는 29일께에나 상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야 합의로 국보법 개정안의 상정을 앞당길 경우 국보법 폐지안과의 병합심의가 이번 임시국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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