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위반 구속 10년만에 첫 증가

갈수록 약화되던 국가보안법의 위력이 올 들어 되살아나고 있다.

국보법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되거나 구속된 사람이 문민정부 시절인 1997년 한총련 사태 등으로 정점에 달한 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이어지면서 해마다 급감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1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된 것.

◇ 국보법 위반 구속자 10년 만에 증가 = 29일 법무부 국감자료와 대검 통계 등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한총련 사태 등으로 ‘공안정국’이 조성된 문민정부 때 급증해 1997년 919명에 달했으나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1998년 829명, 1999년 730명으로 줄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391명으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2001년 301명, 2002년 301명, 또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210명, 2004년 164명, 2005년 107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구속자도 1997년 573명에서 1998년 397명, 1999년 273명, 2000년 118명 등으로 해마다 100명 이상씩 줄어든 뒤 2001년 112명, 2002년 109명, 2003년 77명, 2004년 32명, 2005년 12명으로 줄었다.

입건자 중 구속자 비율은 1997년 62.4%에서 지난해 11.2%로 뚝 떨어졌고 기소율도 같은 시기를 비교했을 때 86.3%에서 48.8%로 하락했다.

검찰 관계자는 “1993년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돼 국보법 위반자가 급증했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 화해 분위기가 지속되고 2003년 9월 ‘한총련 관용화 조치’가 내려져 한 때 700~800명에 달했던 한총련 관련 수배자가 지금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7월까지는 입건 25명, 구속 9명으로 비슷한 추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공안당국이 최근 ’일심회’ 조직원 5명을 처벌해 올해 구속자가 이미 작년 전체를 넘어 1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검찰도 9월 선군정치 찬양 자료를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사회단체 연구소 연구위원 최모(34.여)씨를 구속한 데 이어 배후 세력을 캐고 있어 구속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보법 폐지 논란 가열될 듯 = 1948년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남북 분단과 대치라는 특수 상황에서 체제 수호를 위해 불가피한 법”이라는 반응과 “정권 안위를 위해 표현의 자유 등 각종 인권을 억압하는 악법”이란 평가를 동시에 받으며 개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남북 유엔 동시 가입, 남북정상회담, 6.15 남북 공동선언 등이 잇따르면서 폐지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2004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보법 폐지를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반면 인권위 권고 이틀 뒤 헌법재판소가 국보법 제7조 찬양·고무죄 및 이적표현물 소지죄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려 국보법 유지 또는 개정론에 힘을 보태줬다.

현재도 국보법 개ㆍ폐와 관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국회에는 여야가 각각 제출한 폐지안과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안과 형법 개정안은 국보법을 폐지하되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부분은 형법의 내란죄를 강화하자는 내용이고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안은 국보법의 독소조항들을 개선하되 틀 자체는 유지하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조순형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국보법은 살아있는데 검찰(공안당국)은 죽은 게 아니냐”고 따진 반면 민노당은 국정원 앞 시위에서 ’국보법 폐지’를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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