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비사그루빠(비사회주의 그룹검열)와 보위부 검열 등으로 시장이 위축됐었지만, 국방위원회 검열이 시작되면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8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혜산시 장사꾼들이 국방위원회 검열로 살 때를 만났다”면서 “장사꾼들은 이런 검열이면 1년 내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국방위원회 검열이 오히려 장사꾼들의 숨통을 틔워줬다는 것. 그동안 양강도는 비사그루빠와 보위부 검열을 비롯한 각종 검열에서 시도 때도 없는 시장 단속으로 장사꾼들이 늘 가슴을 조이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보안성(경찰)의 권한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나 열차를 통한 장사꾼들의 이동이 보안원들의 짐 단속이 심해지면서 위축됐다.
소식통은 “열차와 자동차에 대한 짐 검열로 중국물건들이 앞지대(내륙지대)로 빠지지 못하면서 혜산시는 쌀값을 비롯한 중국물건 값이 전국적으로 제일 눅은(싼) 도시로 됐다”면서 “아무리 값이 눅어도 물건들이 회전하지 못하니 장사가 안 돼 오히려 사람들이 더 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단속이 심하니 오히려 보안원들과 간부들이 온갖 뇌물로 배를 채우고 일반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더 떨어졌다”며 “그러던 것이 국방위원회 검열이 들어오면서 시장이 정상 가동돼 물건회전이 빨라져 장사도 잘 된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국방위원회 검열은 주로 간부 중심의 부정부패와 비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밀수, 밀매, 마약, 휴대폰사용 등만 검열대상에 포함해 일반 주민들의 의식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사행위는 검열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는 여러 가지 명목의 검열 때마다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이에 따라 주민들의 불안이 가증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장사행위를 방치한 결과 그에 대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의 북한시장은 중국에 친척을 두거나 일가친척들 중에 고위급의 간부들이 있는 ‘돈주’들에 의해 완전히 장악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돈주’들은 중국 장사꾼들로부터 물건을 통째로 구입해 도매하는 형식으로 시장가격을 마음대로 조종하면서 큰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고리대금업과 높은 이자를 전제로 한 외상판매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돈주’는 장사에 일찍 눈을 뜬 사람, 무역과 관련된 직업이나 지위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기 쉬운 사람, 고위급 당 간부와 안전부 관료 등으로 경제적 상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소식통은 “장사꾼들을 풀어주고 밀수꾼들을 단속하니 ‘돈주’들만 큰돈을 벌게 되었다”며 “밀수꾼들은 작은 물건들을 밀수해 직접 장사꾼들과 거래했는데 지금은 밀수를 못하니 힘없는 장사꾼들과 밀수꾼들만 죽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