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송민순 발언’ 논란

19일 국회 국방위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송민순(宋旻淳) NSC 사무처장 겸 청와대 안보실장이 전날 언급한 ‘유엔에 우리 운명을 맡기면 자기운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발언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다수의 여야 국방위원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참모인 송 실장이 민감한 시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거부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언론 보도를 보면 마치 유엔을 거부하는 듯하고 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 입장에 대해 동조하는 듯한 모습”이라며 “스스로의 국가적 지위를 망각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제발 신중하게 접근하고 말을 아끼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근식(李根植) 의원은 “오해성 발언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우방으로 하여금 의기소침하거나 기분 나쁘게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고, 박찬석(朴贊石) 의원도 “송 실장의 안보철학에 적극 동의하지만 꼭 해야 할 이야기 외에는 가능한 한 말을 아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송영선(宋永仙) 의원은 “유엔결의안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유엔에 운명을 맡기는 것이란 말이냐”고 따졌고, 공성진(孔星鎭) 의원은 “세계 추세가 국제화, 다자화로 유엔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맞춰가고 있는데 송 실장은 유엔을 거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적전분열 및 한미동맹 균열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 실장은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된 나라는 자기 나라의 운명을 다자적 결정에 맡기지 않는다. 유엔결의 해석을 이해하는데 자기 중심을 잘 잡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상호간 문제를 가져와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한 다자화(多者化)이지만 내 문제를 동네에 내놓고 너희가 결정해달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다자화”라고 반박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NSC 일부 핵심인사들이 작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의 핵우산 조항 삭제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청와대가 작년 SCM에서 외교부나 국방부 실무자 의견을 정면으로 제쳐놓고 강력히 주장했거나 대통령이 직접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누구냐”라고 추궁했다.

송 실장은 답변을 통해 “핵우산을 제거하자고 한 게 아니다. 작년 6자회담 후 핵우산이란 기본정책은 유지하면서 표현을 적절히 수정, 북핵시설을 폐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고 당시 NSC에서 일했던 사람이 이야기했다”면서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현재 안보실에서 사실관계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송 실장과 일부 야당 의원들간에 날카로운 설전도 벌어졌다.

국민중심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송 실장을 상대로 “역사에 죄를 짓지 마라. 북핵은 일종의 암 덩어리 아니냐. 크기 전에 제거해야지, 자꾸 키워서 핵실험까지 했다”고 직격탄을 날리자 송 실장은 “암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데 역사에 죄를 짓고 있다고 말하느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송 실장은 또 한나라당 고조흥(高照興) 의원이 “우리 정부가 북한에 2조3천억~8조원까지 금전을 지원했다. 작통권 환수도 먼저 제의했다. 외환죄에 해당하는 짓을 계속한 것 아니냐. 내란·외환죄는 대통령도 적용된다”고 지적하자, “국가안보를 책임진 사람들에 대한 과도한 말씀같다. 아무리 국회라도 형법 체계를 갖다 대서 국가정책 책임자를 이야기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