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원장’ 호칭 빼고 ‘6·15’ 의미도 삭제

통일부 산하 기관인 통일교육원이 6일 펴낸 ‘북한이해 2008’에서 그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표기해오던 것과 달리 ‘국방위원장’을 빼고 ‘김정일’로만 표기해 주목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2008년판에서도 일상적 호칭에 있어서는 직위를 생략했다”며 “2007년도판에도 문맥에 따라 호칭을 붙이기도 하고 생략하기도 했다”며, 특별한 의미의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직위가 생략된 부분이 많다”고 부분 인정했다.

통일교육원 관계자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국방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썼다”며 “특별한 의미를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교수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판 제1장 2절에서 “198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수령이라는 호칭 자체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계승할…”이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2008년판에는 같은 내용에 직위가 삭제된 채 표기됐다.

‘북한이해 2008’은 또, 제1장 1절인 ‘북한이해의 관점’에서 남북관계의 전환점을 ‘남북기본합의서’로 기술,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기술한 2007년판과 차이를 보였다.

2007년판은 “지난 반세기 동안 남과 북은 반목과 질시의 세월을 보냈으며, 세계적인 냉전체제 속에서는 남과 북의 대결의식이 상대적으로 명확했다. 그러다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변화가 가시화되었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2008년판은 “분단 이후 남북은 반목과 질시의 세월을 보냈으며, 세계적인 냉전체제 속에서는 남과 북의 대결의식이 상대적으로 명확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초 탈냉전이라는 국제질서의 흐름 속에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싹트기 시작했다”고 기술했다.

2008년판은 바로 이어 “2000년 이후 교류협력의 증대와 함께 남과 북은 대결과 반목 그리고 냉전의 흑백논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화해와 협력, 탈냉전의 새로운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등 남북관계의 변화가 가시화됐다”고 기술했으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2007년판 1장 1절 본문에 있었던 ‘6·15공동선언’의 의미에 관련된 내용도 최신판에는 빠졌다.

이와 함께 2008년판은 ‘북한이해를 위한 균형적 인식’을 언급하면서 작년 판에 있었던 남북관계의 특수성 관련 기술이 담기지 않았다.

2007년판에는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특수관계는 영구분단이 아닌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잠정적인 관계”라고 언급했지만 올해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

2008년판은 또 북한에 대한 균형적 시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분에서 작년 판은 “우리는 북한을 민족공동번영의 동반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북한간 군사적 대결구도에서 볼 때 북한당국은 분명 우리의 경계대상일 수 있지만, 북한주민은 장차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동포라는 인식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기술했다.

반면, 2008년판은 “북한은 분명 우리의 경계대상이지만 북한 주민은 장차 함께 살아갈 동포라는 인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호혜적·협력적 인식으로 인해 북한의 실체가 왜곡되어선 안 된다”며 그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식량난, 경제난 등 현재 나타난 현상에 머물지 않고 이러한 현상들을 가져오게 한 ‘북한적 요소’는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밝혀낸 다음, 자유민주주의, 인권, 복지 등 보편적 가치기준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2008년판은 제2장 ‘북한의 통치이념과 정치체계’는 ‘선군정치’의 발생 배경, 내용과 의미, 향후 전개방향 등을 추가해 설명하고 있다. 3장 ‘북한의 대외정책과 대남정책’은 2007년 북한의 대외 활동과 6자회담 진행상황을 보완했다.

4장 ‘북한의 군사전략과 군사력’은 군사조직, 군사력, 군생활 등에 대한 현황을 도표 등을 통해 보강했다.

5장 ‘경제현황과 개혁·개방’은 2007년판에는 북한의 경제에 대해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병존’이라고 표기했던 반면, 2008년판에는 “계획경제의 틀 내에서 시장경제 기능의 일부를 도입했다”고 표기해 차이를 보였다.

통일교육원 관계자는 이 처럼 달라진 기술에 대해 “과거 정부와 다른 각도에서 북한 문제에 접근하려는 측면이 반영됐다”면서 “과거 조금 진보적 시각에서 접근했다면 이제는 다소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