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인수위 보고’ 뭘 담았나

국방부는 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국방개혁 2020’ 및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시기 조정,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 다양한 국방현안을 보고했다.

특히 인수위 측은 국방개혁 2020의 보완과 전작권 환수시기 재조정 필요성 등을 언급해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이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 전작권 환수시기 조정 여부 검토 = 인수위는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는 북핵문제 등 한반도 안보상황과 우리 국방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시기 등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미가 2012년 4월17일부로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기기로 합의했지만, 북한 비핵화 상황에 따라 추가 협의를 통해 환수 목표시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게 인수위 측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시기는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 계획대로 추진하되 안보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시기 조정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정해진 전작권 환수목표 시기는 놔두고 환수작업을 추진하되 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에 따라 목표시기를 조정할 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전작권 환수작업이 군사전략적 측면보다는 국가정책적 결정에 따라 이뤄졌고 이런 결정을 군이 충실하게 이행해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목표시기 조정 여부에 대해서도 군당국이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즉 차기정부에서 목표시기 재협상을 강하게 원할 경우 군이 기존 목표시기를 고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인 것이다.

전작권 환수시기 재협상과 관련, 미국 정부 인사들은 일단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태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작년 12월 21일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강연에서 “새 정부가 전작권에 대해 논의하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전작권 이전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가 이뤄졌고 이미 실행되고 있다”고 말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 국방개혁 2020 보완 = 2020년까지 병력을 50만여명 수준으로 감축하고 군단 및 사단을 통폐합한다는 등 군 구조개선을 핵심으로 한 국방개혁 2020의 보완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방개혁과 관련해 북한이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핵을 개발 배치한 상황에서 우리 군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안보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며 “인수위 측은 국방안보 상황변화에 따라 국방개혁 2020 내용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방개혁에 필요한 예산 621조원의 재원 확보와 필수 전력 소요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한 자료를 통해 보완하거나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보상황 변화와 소요 재원 등을 분석해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대한 1차 중간평가를 통해 보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의 발언을 종합하면 국방개혁 2020 보완과 관련, ▲병력 50만여명으로(현 68만여명) 감축 ▲국방개혁 예산 621조원 필요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첨단무기 도입 소요 등이 보완 대상이다.

이들 현안은 국방개혁 2020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것이어서 앞으로 이를 보완하거나 조정하는 폭에 따라 국방개혁의 골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력을 2020년까지 18만여명 줄이는 계획에 대해 한나라당 일각에서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부와 국회의 1차 평가과정에서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병력 수에서 북한군이 절대적 우위를 점령하고 있다는 측면만을 보고 기존 병력감축계획을 뒤흔들어 놓을 경우 ‘국방개혁 후퇴’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0년까지 국방개혁에 소요될 예산 621조원의 적정성도 검토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2005년 기획예산처와 한국국방연구원(KIDA) 합동으로 국방개혁 소요 예산을 추정한 결과,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621조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621조원은 전력투자비 272조원(43.8%), 경상운영비 349조원(56.2%)으로 구성돼 경상운영비가 전력투자비 비중보다 높은 우리 군의 기형적인 국방예산 구조가 2020년에도 바뀌지 않을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1990년 이후 우리 군의 경상사업비와 인건비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전력투자비를 압도한 것은 물론이고 전력투자비 상승을 억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군 고위직위 축소 등 상층부에 대한 ‘슬림화’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민통선 이남 군사보호구역 완화 = 국방부는 민간인 통제선(민통선)으로부터 15km 남쪽에 설정된 제한보호구역 내에서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고 인수위에 보고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군사분계선 이남 25㎞ 내 영역의 제한보호구역을 개별 군사시설 경계선으로부터 500m 이내의 구역으로 설정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며 “이는 제한보호구역의 개념을 종전의 벨트에서 박스형태로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에서 10km 남쪽으로 민통선이 있다. 군은 애초 MDL 이남 15km 구역을 통제보호구역으로 설정했으나 10km로 줄였으며, 이 구역 내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안을 제외하곤 어떠한 건물도 신축할 수 없다.

민통선에서 다시 15km 남쪽 구역은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관할 군부대장의 동의가 있어야건물을 신축할 수 있다. 제한보호구역은 MDL 155마일을 따라 벨트형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군사시설이 없는 경우라도 해당 권역에 들어있는 경우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국방부는 제한보호구역 내에 있는 진지나 초소, 탄약고 등 개별 군사시설 경계선으로부터 500m 이내의 구역만 제한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이외 지역은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제한보호구역 내에 있는 수 천개의 군사시설 주변만 보호구역으로 묶었기 때문에 사실상 ‘박스’ 형태로 변경된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의 벨트 형태로 설정된 제한보호구역을 개별 군사시설 경계선으로부터 500m까지의 구역인 박스 형태로 설정하자는 것”이라며 “단순 거리 개념에서 개별 군사시설 개념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의 관리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민통선 15km 이남지역 내에서 그간 제한됐던 건축물의 증.개축 등 재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국군포로 송환노력 및 PKO 참여 확대 = 국군포로 송환 및 생사확인 노력 강화와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참여 확대 방안도 보고됐다.

인수위 측은 “국방부가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최우선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현재 북한이 국군포로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이를 인정하도록 남북회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면서 “상봉부터 추진하고 이어 자유 의사에 의한 송환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했다.

국군포로의 송환 및 생사확인, 서신교환 등의 문제는 그간 열린 국방장관회담과 장성급 군사회담, 군사실무회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북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북측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재 560여명의 국군포로가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북측은 6.25전쟁 직후 포로교환으로 북측에는 단 한 명의 포로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군 관계자들은 국군포로 송환 문제는 남북 간에 진전된 군사 신뢰관계가 형성된 뒤에나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국방부는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의 참여 확대 방침에 따라 ‘PKO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상비군 1천명을 편성해 유엔의 요청이 있을 때 즉각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상비군 편성 방안은 추후 검토해 가기로 했으며 현재 육.해.공군, 해병대 병력 가운데 지원자를 선발하거나 특전사 등 특정부대 1~2곳을 상비부대로 지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