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열차시험운행 취소에 침통

온 민족의 통일염원을 싣고 달릴 것으로 예상했던 열차시험운행이 취소되자 국방부도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국방부는 지난 23일 저녁 열차시험운행 불발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예견하고 관련부처와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설마 북측이 남북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겠느냐는 실낱같은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24일 정부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측은 23일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열차시험운행이 불가능할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의 1차 전화통지문을 남측에 보냈다.

우리 측이 철도시험운행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보장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낸데 대해 북측이 “해상경계선 문제가 우선 논의돼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내용의 전통문을 받은 국방부는 충격과 당혹감 속에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 긴급 심야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책회의에서 만약 열차시험운행이 불발됐을 때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고 24일 오전까지 북측을 최대한 압박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할 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군사적 보장합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16일~18일 열린 제4차 장성급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어 19일에는 군사적 보장합의 방안을 협의할 군사실무회담을 제의했으나 북측은 이를 끝내 거부했다.

국방부는 열차시험운행 취소사태로 당분간 군사접촉이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측이 열차시험운행 취소를 통보하는 전통문을 오늘 오전에 보내와 상당히 당혹스러웠다”며 “교류협력사업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북측이 서해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와 열차시험운행을 사실상 연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남북관계가 상당히 경색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