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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0년 9월 8일 내보낸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내부 구조 사진을 확보, 공개했다. 이 사진은 당시 조선중앙TV의 기록영화 ‘내가 본 나라’ 제4부에서 2009년 5월 25일 실시된 2차 핵실험 장면이라고 방영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이 사진에 따르면 1km 내외의 수평갱도는 달팽이관 모양으로, 두께 1m 내외의 강철·콘크리트로 만들어진 9개의 차단문이 미닫이 형태로 설치돼있다. 갱도 입구에 있는 10번째 문은 출입문의 형태로 제작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달팽이관 모양의 가장 안쪽에 설치된 핵폭발 장치가 터지면 가스나 잔해가 갱도를 따라 퍼지는 것을 9개의 차단문이 막아준다. 특히 관련 물질과 가스 등은 1~3번 문에서 대부분 차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의 힘이 차단문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격벽도 세 곳에 설치됐다.
국방부는 2차 핵실험 당시 갱도가 이처럼 견고하게 건설돼 외부로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았다면서, 3차 핵실험을 위해 건설한 풍계리의 서·남쪽 수평갱도 또한 이번에 드러난 갱도 형태와 같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관계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해발 2천200m 만탑산은 화강암으로 이뤄져 핵실험 후 고열로 암석이 녹아내릴 수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평 갱도를 견고하게 건설한 것 같다”고 관측했다.
3차 핵실험용 갱도에는 핵물질과 장비를 반입할 수 있는 별도의 소형 통로가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갱도 내부에는 핵실험을 계측하거나 촬영, 원격조정 등을 위한 수천 톤 분량의 케이블이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최근 핵실험장을 방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4일 연합뉴스에 “가림막이 설치된 서쪽 갱도에 최근 고위급 인사들이 탄 차량이 방문, 최종 점검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서쪽 갱도에 고위 인사가 탔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방문한 이후 갱도 속에 깔린 레일 위를 이동하는 광차(광산에서 사용하는 덮개 없는 화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도 식별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