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 “포용정책 기조바꿔야”···정부는’오락가락’

▲ 여론조사 결과 대북 포용정책을 축소하거나 전면 중단야 한다는 의견이 71.9%로 나타났다 ⓒ사진: MBC

북한 핵실험 강행으로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잘못됐거나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국민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대북 포용정책도 축소 또는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MBC가 10일 전국 성인남녀 645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햇볕정책 등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축소(36%)하거나 전면 중단(35.9%)해야 한다는 의견이 71.9%로 나타났다. 포용정책 결과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는 10%에 못 미쳤다.

그러나 MBC는 이번 여론결과를 방송하면서 ‘대북지원 중단 후 지속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포함시켜 핵실험 후에도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여론이 40%를 넘고 있다고 보도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이날 중앙일보가 전국 성인남녀 76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포용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17%인 데 비해 ‘이젠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78%로 나타났다.

11일 SBS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조사해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아넣는 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가 47.1%, ‘남북관계를 해치는 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가 32.6%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핵실험을 막기 위한 우리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72.4%가 적절치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대학생웹진 바이트는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지역 2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81%가 핵보유를 반대하고 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한반도 위협이 증가하고(40.4%),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므로(33.2%), 김정일 체제유지 수단이기 때문(21.2%)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 대응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되 군사적 긴장은 피해야 한다’가 54.8%, ‘유엔안보리를 통해 제재한다’가 9.6%로 대북제재를 지지하는 의견이 64.4%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한국정부 대응과 관련,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을 중단해야 한다'(46.0%)와 ‘별개로 대응해야 한다'(47.0%)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들은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후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8.9%가 ‘대북 포용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핵실험 후 대북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을 최근 여론조사가 나타내주고 있다.

하지만 급격히 악화되는 국민여론에도 불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핵실험 당일 “포용정책만 계속 주장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가 다음날엔 “과연 포용정책이 핵실험을 가져왔는지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대북정책의 기조는 유지하되 부분적 변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0일 한명숙 총리도 “포용정책이 핵실험을 막는 데 실패했다”면서도 “전면수정은 아니다”고 말해 포용 기조는 유지할 뜻임을 내비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실패가 북한 핵실험을 불러왔다”며 미국 책임론을 들먹였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이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은 채 국가를 위기사태로 몰고간다는 비판이 더욱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고 주장해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국민들은 “구체적 정책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책임회피식 ‘말장난’으로 일관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DJ 이후 집권세력이 추진해온 대북정책이 결과적으로 파탄상태에 직면했는데도, 그 책임을 미국에게 돌리려 하는 정부여당에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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