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일방송 설립’ 반대 민권연대 공개 토론하자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이하 민권연대)가 지난 27일 ‘국민통일방송 설립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대북심리전 방송을 송출할 경우,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찾아온다’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지난 29일에는 회원 두 명이 국민통일방송 사무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고, 31일에는 통일부가 있는 서울 정부종합청사로 몰려가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민권연대는 전(前) 통합진보당 당원이자 최근 ‘종북 콘서트’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황선 씨의 남편 윤기진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국민통일방송이 심리전 방송이라는 윤기진 씨와 민권연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심리전’이란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적의 심리를 무력화하는 전쟁입니다. 국민통일방송은 2300만 북한 주민과 싸울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북한 주민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그들의 눈과 귀가 되는 것, 그것이 국민통일방송의 소박한 염원입니다. 북한 주민을 적으로 여기지도 않는데 무엇 때문에 심리전 방송을 한단 말입니까. 국민통일방송은 철저하게 폐쇄된 북한 사회에서 눈과 귀가 가려진 채 살고 있는 주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진실’을 전할 뿐입니다.


둘째, 국민통일방송 때문에 ‘실제 교전이 시작될 수도 있고, 전쟁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입니다. 사실, 국민통일방송에 합류한 자유조선방송이나 열린북한방송은 2005년 12월 10일부터 북한 주민을 향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9년동안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 때문에 교전이나 전쟁이 일어났다는 보도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미 2012년 12월 1일부터 ‘통일의 메아리’라는 대남방송을 해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민통일방송 때문에 전쟁을 일으킬 명분은 없습니다. 만에 하나 북한 당국이 국민통일방송 때문에 무력 도발을 하거나 전쟁을 할 경우, 곧바로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김정은 정권과 윤기진 씨 아닌가요?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국민통일방송은 심리전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남과 북 주민의 정보와 문화 격차를 줄여 통일시대에 필요한 가치관과 의식을 확산할 것입니다. ‘남조선은 미제의 식민지다. 남조선 인민들은 굶어서 죽고, 맞아서 죽고 있다.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미제국주의를 몰아내고, 남조선을 해방하자’라는 생각을 가진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관심이 거의 없는 남한 주민들이 통일된 나라에서 함께 살기는 어렵습니다. 국민통일방송은 남한 국민에게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한반도 통일 시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남한 사회를 있는 그대로 알려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국민통일방송은 북한과의 전쟁 위기를 불러 오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국민통일방송이 아니라, 선군(先軍)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같은 민족과 세계인을 협박하는 북한 정권입니다. 국민통일방송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은 선군정치와 핵미사일이 아니라, 선민(先民)정치와 개혁개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북한 주민들을 늘릴 것입니다. 국민통일방송을 듣고 보는 북한 주민이 늘어날수록 김정은 정권의 선군정치와 군사대결정책을 약화될 것입니다. 


그래서 윤기진 씨와 민권연대에 제안합니다. 국민통일방송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가로 막는 방송인지, 아니면 북한의 변화와 개혁,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방송인지를 놓고 진지하게 공개 토론합시다. 국민통일방송의 비전과 목표, 향후 계획을 자세하게 밝히고 더 나은 방송이 되기 위한 계기로 삼겠습니다. 


토론 일시, 장소, 주제, 세부적인 진행 내용은 모두 윤기진 대표와 민권연대가 결정하십시오. 언제라도 성의껏 토론에 참가하겠습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국민통일방송 설립 반대를 요구한 만큼 부디 공개토론에 나와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입장차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