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비전-희망 갖춘 ‘진짜 야당’ 원한다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당과 함께 지난 주말 또 다시 길거리로 몰려나갔다.

이들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400여개 반(反)정부 단체들과 함께 거리시위를 벌이며 용산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서울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했다.

검찰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상식에 맞지 않다. 검찰조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임시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하거나 유사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 추진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턱대고 길거리 반정부 투쟁부터 시작하는 것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반(反)사회적 행위다.

백보 양보해서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은 소위 ‘진보좌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군소정당이라 ‘의회정치’에 대한 자각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원내 제1야당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코앞에 두고 길거리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것을 찬성하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률안은 총 2,503개에 이른다. 2일 시작된 임시국회 30일간 하루에 100개씩 처리해도 빠듯한 셈이다. 따라서 지난 정기국회를 폭력과 파행으로 얼룩지게 만든 한쪽 당사자인 민주당은 성실하게 임시국회를 준비해야 옳다. 그러나 국민들이 언론을 통해 본 민주당의 모습은 거리를 헤매는 ‘정치 몽유병’이다.

민주당은 국회의 권위와 권한 내에서 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 국민들로부터 원내 82석을 받은 공당이다. 툭하면 촛불을 들고 길거리 반정부 세력을 찾아나설 것이었으면, 무엇 때문에 국민들에게 ‘원내 의석’을 요구했단 말인가?

이날 반정부시위에 참여한 민주당 관계자들 중 일부는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야외집회를 공동 개최한 것은 1987년 이후 22년 만의 일”이라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통해 시작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시키는 장본인이 바로 종북(從北) 좌파세력이다. 이들의 반정부 투쟁에서 떨어지는 떡고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민주당과 군소 야당 역시 마찬가지다.

야당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야당다운 ‘가치’를 가져야 한다. 국가권력을 통해 현실정책을 구사하는 집권여당이 놓칠 수 있는 보편적 인권,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합리적인 복지정책, 우리사회 미래에 대한 진지한 모색 등이 야당이 껴안고 가야 할 진정한 가치들이다. 한반도 분단 상황을 고려하면 야당은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가져야 한다.

민주당을 향한 국민들의 냉소가 심각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진정한 야당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젠 김정일마저 비웃는 ‘우리민족끼리’ 구호나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반정부 시위의 어부지리만 노린다면 정말 곤란하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는 고사하고 당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한 시기가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망해도 3년 가는 부자는 있으나, 실패한 노선으로 3년 버티는 제1 야당은 아직까지 없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