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교인들이 돌아본 북한의 종교시설

북한에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종교가 있을까. 어떤 이들은 “북한의 모든 종교시설과 종교인은 가짜”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북한에도 종교활동이 서서히 일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 종교인들의 눈에 비친 북한의 종교인들과 종교시설의 모습은 어떠할까.

국내 7대 종단 대표자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ㆍ대표회장 최근덕 성균관장)의 종교 대표자 40여 명이 북한 종교단체 협의체인 조선종교인협의회(KCR)와의 교류 10주년을 맞아 5-8일 평양을 방문, 북한 내 주요 종교시설 6곳을 탐방했다.

이들은 6일 오전 민족종교,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각 종단별로 나뉘어 단군릉, 광법사, 장충성당, 칠골교회들을 방문했고, 7일 대표단 전체가 묘향산내 보현사, 러시아정교회 교회당인 정백성당 등을 살폈다.

6일 오전 최근덕 성균관장과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17명의 민족종교인들이 방문한 곳은 북한의 국보로 지정된 단군릉. 평양시 강동군 대박산에 위치한 단군릉은 평양 시내에서 버스로 3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북측 안내원에 따르면 이 능은 최대 21t에 이르는 사각형 화강암 1천994개를 한 개 한 개 짜맞춰 조성했다. 9층 계단식 돌무덤으로 건설된 사각형 모양의 능 밑면 넓이는 2천500㎡, 높이가 22m에 달한다. 특히 6평 남짓한 능 내부에는 한 면이 유리로 된 관 안에 ‘단군 부부 유골’이 안치돼 있다.

안내원은 “1990년대 초 단군릉 일대에서 약 5천년 전 것으로 판명된 부부의 유골이 발견됐다”며 “치밀한 고증 끝에 단군 부부의 유골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4년 만에 다시 단군릉을 찾았다는 한 회장은 “이 거대한 능은 북이 주체사상 확립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북과 같은 집단체제가 아니면 건립이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국내에는 단군과 관련한 능이나 사적지가 하나도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한국천주교주교협의회 사무총장 배영호 신부와 변진흥 사무총장 등 9명의 천주교 대표들은 동평양 대동강변에 위치한 장충성당을 방문, 150여 명의 신자들과 함께 주일 행사를 진행했다.

1988년 외국인 신자들과 관광객을 위해 건립된 장충성당은 북한 내 유일한 성당으로 250석 규모의 회중석과 제단, 제의실, 성가대석, 고해소, 각종 성화와 성물 등을 갖추고 있다. 비록 교황청과 교계적 일치를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남북 천주교 교류와 북한 종교 정책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KCRP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 신부는 이날 행사에서 북측 교인들에게 “나 자신이 신부인데도 (남북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미사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힘들지만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배 신부는 예배가 끝난 뒤 “신자들이 갑자기 바뀌는 등 그동안 (신자들이 가짜라고) 오해할 만한 일들이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 북측 교인들의 순수하고 정성스러운 기도 모습을 직접 보고 무척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 등 개신교계 종교인들이 평양 시내에 위치한 칠골교회를 찾아 1시간 여에 걸쳐 주일 예배를 올렸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지원스님 등 9명의 불교도들도 대성구역 대성동 대성산성 안에 위치한 고려시대 절인 광법사를 찾아 예불을 올렸다.

또 7일에는 KCRP 대표단 전체가 평양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묘향산 내에 위치한 보현사와 북한 지역에 건립된 첫 러시아정교회 교회당인 평양시 정백동에 위치한 정백성당을 둘러보기도 했다./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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