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형’과 `인민군 동생’ 57년만의 만남

김원수(80)씨는 17일 한국전쟁 중 북한 인민군에 징집됐던 동생 형수(77)씨를 덥석 끌어안고 “형수야, 형수야”하며 통곡했다.

57년 전 스무살이었으나 이미 고희를 넘긴지 오래인 형수씨는 형의 눈물을 닦아주며 “형님은 아직도 정정하네요”라고 말하고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누나 귀례(85)씨는 눈시울을 붉힌 채 형수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동안 뭐 하고 살다 이제야 나타났어”라고 말하다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여동생 남림(75)씨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오빠를 만나자 “제 얼굴 기억하겠어요”라며 다가섰으나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형수씨는 “북에서 딸만 넷을 뒀다”고 말한 뒤 남쪽의 어머니 소식을 물었다.

형 원수씨가 “살아 생전 음력 7월 6일이면 둘째 아들 생일을 잊지 않고 매년 생일상을 차려주시다 87년도에 그리움을 안고 돌아가셨다”고 말하자 동생은 “어머니, 어머니..”하며 울먹였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원수.형수 형제는 경남 사천시(현 삼천포시)에서 홀어머니와 큰누나,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인민군이 두 형제를 모두 징집하려는 것을 홀어머니가 통사정, 부인과 자식을 둔 형 원수씨가 집에 남게 됐다. 원수씨는 인민군 징집은 면했지만 결국 그해 12월 국군으로 참전해 1955년 2월 제대했다.

원수씨는 동생을 만나고 싶어 7년전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하다 이번에 북측의 동생이 신청함에 따라 상봉할 수 있게 됐다.

원수씨는 우산, 치약, 바늘과 실, 두통약, 속옷 등의 선물을 큰 상자 2개에 가득 담아 가져왔다.

50년 넘게 헤어져 살아온 얘기를 나누는 동안 네 형제오뉘는 연신 손을 잡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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