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50여년만에 청각 되찾아

50여년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자유의 품에 안긴 70대 국군포로가 이번엔 ‘소리의 자유’를 찾았다.

54년간 국군포로로 억류됐다가 지난해 고향으로 돌아온 신동길(75)씨가 그 주인공.

전남 영광 출신인 신씨는 지난 49년 국군에 자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 경북 영천지구 전투에서 포로로 붙잡혀 북한에 거주하다 지난해 4월 극적으로 중국으로 탈출, 두 달 뒤 국내로 송환됐다.

신씨는 북한에서 광산 노역자로 하루 종일 땅굴을 파거나 석탄을 캐는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

결국 수십년을 광산에서 보낸 신씨는 몸이 망가졌고 폭발음 등의 후유증으로 청력이 손실됐고, 필사의 노력 끝에 고향땅을 밟았지만 망가진 청각 때문에 고국의 친척들과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없었다.

그러나 고국은 그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을 주었다.
신씨의 딱한 사연을 전해들은 전남대병원과 인공와우 전문업체인 ㈜스타키코리아보청기가 무료로 인공와우 수술을 해 주기로 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전남대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신씨는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전남대병원 조용범 교수는 “신 할아버지의 양쪽 귀가 모두 오랜 탄광 생활로 인한 소음성 난청이었다”며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앞으로 언어 재활 치료만 꾸준히 받으면 언어 소통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공와우 수술은 보청기로 해결되지 않는 고도의 난청자나 농아에게 유일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재활 치료법이며 인공와우는 체내에 삽입한 전극을 통해 청신경을 직 접 자극, 외부의 소리를 듣게 하는 장치다.

전남대병원은 2002년 인공와우 시술병원으로 지정돼 많은 농아와 청각장애인의 귀를 열어주는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한편 27일 전남대병원에서는 신씨와 스타키코리아보청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조촐한 기념식을 가질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스타키코리아보청기는 신씨에게 인공와우 보조장치 등 소모품 평생 무상 지원 기증서를 전달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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