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탈북자 운명은 브로커 손에

“북한을 탈출해 국내에 귀환한 국군포로들은 대부분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최근 귀환한 국군포로 장판선(74)씨를 포함, 그동안 중국 등을 통해 입국한 50명의 국군포로 중 대부분이 브로커들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밝혀져 이들 브로커의 실태와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군포로를 포함해 납북자들의 송환 운동을 펼치고 있는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4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브로커들은 남북한 정부가 잘못 해서 생긴 것”이라며 ‘브로커 조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탈북자의 남한행을 지원하는 조직은 한국의 민간단체와 탈북자 조직, 그리고 조선족 동포 등 세 갈래로 분류되고 있다.

민간단체들은 순수한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지원하고 있으며 탈북자 조직과 조선족 동포들은 거액의 보상금을 노리고 탈북과 남한행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연변(延邊) 일대에는 조선족 동포들을 중심으로 한 탈북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있으며 그 수는 수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탈북자의 남한행을 돕는 대가로 1인당 700만∼800만원의 성공 사례비를 받고 있으며 특히 남한에서 4억-5억원의 정착 보상금을 받는 국군포로들로부터는 수천만원의 사례비를 받아낼 수 있어 이들을 탈북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국군포로들은 상시 감시를 받는 데다 70대 이상의 고령으로 탈출하기 힘들다는 점이 고려돼 탈북 사례비가 높게 책정되고 있으며 일부 브로커 조직은 북한 현지에서 직접 국군포로들을 찾아내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악덕 브로커들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탈북하기 어려운 국군포로들의 약점을 이용해 억대의 사례비를 챙기고 사기행각을 일삼는 등의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대표는 이와 관련, “국군포로 등 납북자들의 탈북 경비와 브로커들의 조직관리비 및 수고비, 중국내에서 숨겨주는 경비 등 많은 돈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부 악덕 브로커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양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브로커들은 국군포로 송환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편지왕래 등 많은 역할을 한다”며 “탈북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나쁜 의미의 브로커라기 보다는 탈북에 도움을 준 중개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긍정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탈북 브로커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으나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국제법상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불법 체류자’라는 점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군포로 송환은 외교적 마찰을 방지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생명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고 해결도 쉽지 않다”면서 “국군포로는 브로커 조직과는 상관없이 조건이 없는 상태에서 신병을 인수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는 538명, 전후(戰後) 납북자는 486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오는 8월 중 열리는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우리정부가 그들의 송환을 협의키로 함에 따라 결과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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