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보수지급, 원칙이냐 현실이냐?

▲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국군포로.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북한에서의 행적에 따라 탈북 국군포로의 보수를 차등 지급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방침에 대해 국군포로와 관련 단체들이 적절치 않은 결정이라고 반발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국방부는 언론을 통해 “국군포로라 할지라도 노동당에 가입하거나 인민군에 복무했다는 행적이 드러나면 보수를 산정할 때 이 기간은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군포로가 북한에 거주하면서 북한체제를 위해 일한 기간은 사실상 국군에 복무한 기간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보수와 군인연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

국군포로 단체 “北 상황 고려치 않은 조치”

이에 대해 <6.25참전국군포로가족모임> 서영석 대표는 “북한체제는 자신의 의사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곳이 아니다”며 “북한 당국의 요구대로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살아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군포로의 재북(在北) 행적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한다는 발상은 “북한체제의 정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는 것.

또 1994년 최초로 귀환한 국군포로 조창호 씨는 “북한 당국에서 국군포로들을 일부러 포섭한 적이 있고, 일부 사람들이 당원 활동을 했다”고 증언하며 “당원으로 포섭되거나 인민군으로 활동할 경우라도 (북한 정부에서) 큰 임무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체제하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을 강요당했던 사람들에게 차등 대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에 있는 동안 고통을 받은 만큼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北 행적 검증해 차등지급”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국군포로 송환과 대우 등에 관한 법률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했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진하 의원실(한나라당) 관계자는 “회유와 협박을 받더라도 굳건히 뜻을 굽히지 않은 사람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차등지급을 하겠다는 국방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해 의견을 달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당국의 회유와 협박으로 인해 입당하거나 협력한 경우라도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시행령을 개정할 것이지만, 원칙은 차등 지급”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북 당시 국군포로의 행적을 검증하는 방법에 대해 “귀환시 신문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 가능하다”며 “대다수의 국군포로들은 북한에서 생활했을 당시 집단으로 함께 거주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행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한편 그동안 정부는 사망한 국군포로의 자녀가 탈북해 남한으로 오게 되면 일반 탈북자로 분류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군포로 유족’으로 인정해 추가적 보상을 받게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탈북 국군포로의 남한 가족이 이미 보상을 받고 있었다면 남북 가족 모두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이중(二重) 보상’이 발생한다는 것.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국군포로의 남한 가족이 보훈 혜택을 받고 있다면, 국군포로의 북한내 가족이 탈북했을 경우 연금 수혜는 적절치 않다”며 “다른 형태의 추가적 보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유가족 이중보상, 탈북 비용 문제도 논란

국군포로가 탈북하는데 있어 소요된 비용을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일부 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일단 국방부 관계자는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실은 “국군포로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드는 실질비용을 정부 차원에서 책임져야 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생존하고 있는 국군포로는 5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귀환한 국군포로는 1994년 조창호씨를 포함해 59명이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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