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강제북송, 한-중 합의 파기

외교부는 지난해 28일 중국 옌지 한 호텔에서 공안에 체포된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한만택(72세)씨가 체포 이틀만에 북으로 강제송환당한 사실을 중국 정부가 우리 외교부에 통보해왔다고 2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한씨는 지난해 12월 탈북해 중국 옌지(延吉)에 머물면서 한국에서 자신을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조카를 기다리던 중 중국 공안이 한씨가 머물던 호텔을 급습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중국정부로부터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는 북으로 송환하지 않고 한국행을 허용한다’는 양해를 구했다고 밝혀왔다.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의 경우 일반 탈북자와 달리 전쟁 이후 북한에 억류당한 남한 국민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양국 정부가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 사실을 ‘조용한 외교’의 성과라고 누차 강조해왔다.

이번 한씨 송환사건은 중국정부가 한국과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깬 것으로 한-중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한씨 사건과 관련, “외교라인을 통해 한씨가 국군포로 탈북자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외교부는 전했다.

그러나 한씨가 체포된 이후 가족과 지원단체가 누차 국군포로 출신임을 강조하며 구명활동을 벌였고, 정부도 본인이 원할 경우 한국행을 허락하도록 요청한 사실을 볼 때 중국정부의 해명은 실제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정부와 지원단체는 보고 있다.

한씨 북한 송환 사실을 최초로 알린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는 “중국 정부가 한씨 체포 이틀만에 북한으로 송환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탈북자를 그렇게 빨리 송환한 사례가 없는 만큼 한씨를 한국으로 보내주지 않기 위해 우리 정부를 기만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대표는 이어 “한씨는 아직 중국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중국의 송환사실 통보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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