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가족 북송사건…그래도 남는 `의문’

국군포로 가족 9명 북송 사건은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10월11일 선양(瀋陽)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탈북자가 진입한데 대해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탈북자 검거에 나서는 사건이 겹친데서 비롯됐다는 게 외교통상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4명의 탈북자가 담을 넘어 선양의 미 총영사관 건물에 진입한데 이어 또 다시 유사사건이 일어나자 중국의 현지 공안당국이 강력 대응에 나서면서 ‘안가’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공관의 거래 숙박업소가 미처 손도 써보지 못한 채 급습당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국군포로 가족 9명을 일단 안가로 이동시켜 보호조치를 취한 뒤 선양 총영사관-베이징 대사관-외교통상부 라인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공안부-지방정부와 잇따라 교섭, 한국 송환 절차를 진행하려 했으나 선양의 현지 공안 당국이 일사천리로 체포와 북송을 진행시키면서 북송이라는 ‘비극’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통상부의 그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우선 국군포로 9명이 투숙했던 숙박업소 주인의 신고로 공안에 체포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후 외교부가 “신고인 지 여부가 불명확하다”고 해명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말은 신고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공안이 덮쳤다는 얘기로도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후 중국 당국은 우리 정부에 숙박업소 주인의 신고로 탈북자 9명을 체포하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에 비춰 ‘신고인 지 여부가 불명확하다’고 한 외교통상부의 설명은 곤혹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임기응변이었거나 거짓 해명일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신고’로 인해 국군포로 가족 9명이 체포됐다고 해도 납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비밀리에 작업을 진행시켜 한국으로 데려오려는 국군포로 출신의 탈북자들이라면 믿을 만한 곳에 보호를 했어야 했고 그렇다면 문제의 숙박업소가 일종의 ‘안가’인 셈인데, 주인이 밀고할 만큼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게 우선 믿어지지 않는다.

실제 해당 숙박업소는 선양 총영사관에서 얼마 떨어지 있지 않으며 오랜기간 안가로 이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선양 공안당국은 탈북자가 한국으로 송환되기 전의 ‘특수신분’ 과정에서 필요한 조사를 위해 문제의 숙박업소를 포스트로 해 탈북자를 데려가고 데려다주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 신고가 없었다면 어떻게 중국 공안이 들이닥쳤을까.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국군포로 탈북자 9명을 숙박업소에 보냈을 즈음에 공교롭게 미국총영사관에 탈북자가 진입한 사건이 있었고, 중국 현지 공안이 대대적인 탈북자 수색에 나서면서 연행사태가 벌어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선양 미 총영사관이 문제의 숙박업소와 근접하다는 점에서 외교부의 설명도 나름대로 설득력은 있어 보인다.

현지 취재결과, 숙박업소 주인은 국군포로 9명이 투숙한 지 몇시간도 되지 않아 공안이 알고 찾아와 연행해갔으며 (얼마후면 돌아올 줄 알았던) 그들이 돌아오지 않아 직접 관할 공안당국에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물었다고 밝히고 있는 점도 외교부 해명을 뒷받침하는 대목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런 외교통상부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선양 공안 당국이 국군포로 가족 9명을 체포 직후 조사절차도 거치지 않고 다음 날 바로 북송했다는 점도 석연찮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 점이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등장인물도 의문 투성이다.

외교통상부는 영사 1명과 행정원 1명이 국군포로 9명을 직접 인솔해 문제의 숙박업소에 투숙시켰다고 밝히고 있으나, 공관직원들은 오지 않았으며 옌볜 조선족으로 보이는 30대가 인솔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대목은 선양의 한국 총영사관이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할 내용이나 만약 공관 직원이 아닌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국군포로 9명을 안가로 인도했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옌볜 조선족 30대가 선양 현지 공안에 밀고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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