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납북자, 동서독 방식으로 해결해야”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 서독이 동독에 억류중인 정치범을 석방하는 데 사용했던 방식을 원용, “당국 사이에 비공개 협상을 통해 해결에 합의하고 별도의 민간단체를 설립해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통일연구원의 정책연구서가 제안했다.

통일연구원의 김수암 연구원 등은 최근 발간한 ‘국군포로.납북자문제 해결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서에서 “납북자 문제가 갖는 정치적 성격 등을 감안하면” 납북자 문제를 다룰 별도의 남북대화 채널을 구성해야 한다며 “그중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방안으로 독일 방식의 원용을 제시했다.

서독은 동독측이 정치범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협상의 주체는 궁극적으로 동.서독 정부면서도 표면엔 디아코닉재단과 같은 민간단체를 내세웠다고 연구서는 설명했다.

이 연구서는 “서독 정부가 동독내 정치범을 서독으로 빼내기 위해 1963년부터 동독 정부와 비밀협상을 시작, 1989년까지 동독측에 총 35억마르크를 지불하고 약 3만4천명의 정치범을 동독이 서독으로 추방토록 했다”며 국군포로와 납북자에 대해서도 “비공개 협상과 대가 제공, 송환 이후 정치적 논쟁 지양” 원칙에 따른 협상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주장했다.

연구서는 그러나 이러한 ‘비공개-경제보상’ 방식의 해결을 위해선 “국회 차원에서 여야간 합의와 언론과 가족의 절대적인 협조가 전제돼야” 할 뿐 아니라 “특히 납북자 관련 단체들이 이런 방식을 통한 실질적인 해결을 적극 주장함으로써 국내 여론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서는 또 북한에 대규모 경제보상을 하더라도 북한이 “체제의 정통성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측이 요구한 전향 장기수중 북송 희망자와 2000년 9월 이미 송환된 비전향장기수의 가족의 추가 송환을 납북자 및 군군포로 문제 해결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호주의 방식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서는 특히 국군포로와 납북자 “대부분이 남북한 양쪽에 가족이 있다는 현실”과 즉각 송환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해 문제해결 방식을 송환만으로 한정할 게 아니라 정례적 상봉, 서신교환 등 다양하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서는 “실무적 차원에선 당사자들의 선택이 가족의 이별을 조장하거나 신가족과 구가족의 무게를 비교하도록 하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가족주의적 관점’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연구서는 “북한 억류 국군포로나 남북자 중 북한내 가족관계의 형성으로 북한 거주를 희망할 경우 남한 정부나 가족의 송금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연구서는 이와 함께 지난 5월 대북 전문가와 언론인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도 내놓고,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생사교환.상봉→서신교환→송환’라는 단계적 접근 방식에 응답자의 71%가 “타당하다’동의하고, 21%는 일괄타결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기대 수준에 관한 질문에는 생사확인과 상봉(36%), 송환(28%), 자유로운 왕래(20%), 정례적 상봉(11%) 등의 순으로 답했다.

또 군군포로.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당한 협의 채널로는 적십자회담(34%), 별도기구(25%), 장관급회담(22%), 정상회담(18%) 순으로 답했다.

동서독 방식의 원용에 대해선 ‘매우 그렇다’와 ‘약간 그렇다’를 합해 72%가 유용성을 인정했고 19%는 부인했다.

연구서는 이러한 설문 결과를 놓고 “이 문제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면서도 대단히 현실주의적인 접근 태도를 보였다”고 평했다.

보고서는 이 설문조사의 표본이 120명에 응답률은 50%라는 점을 들어 “통계상의 한계”를 인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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