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납북자 가족 “이제 투쟁만 남았다”

▲ 지난달 열린 28일 납북자 가족 집회.ⓒ데일리NK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납북자 말 한마디 없다니…’

국군포로 및 납북자 가족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4일 노무현-김정일 양 정상의 선언 8개항 어디에도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형식적인 멘트만 있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국군포로 및 납북자 가족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현했다.

정상선언이 나오자 마자 이들은 청와대 항의방문 등 투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국민의 혈세만 낭비한 회담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가족과 관련단체의 소감을 물었다.

[이미일 한국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도대체 정부가 정상회담을 왜 했는지 이해 못하겠다. 국민의 거대한 혈세가 들어갈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퍼 주면서 우리 문제는 말도 꺼내지 못한 것 같다.

세금, 국민의 혈세인 세금만 낭비한 ‘비(非)정상회담’이다. 진정으로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김정일의 꼭두각시 마냥 퍼주고만 왔다. 불쾌하다.

정부가 우리의 마음을 외면한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대통령이 자기 사비로 간 것도 아니면서 가족들의 눈물과 한을 뒤로한 채 김정일에게 선물 보따리만 잔뜩 주었다. 국민의 대표가 ‘합의’란 개념도 없나.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속에 이(납북자) 문제를 풀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어차피 기대와 희망도 없었지만 생사확인이라도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도 못한 것은 심각하게 생각한다.

지난 7년동안 정부는 계속해서 적십자 회담, 장관급 회담에서 인도주의 문제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된 것이 없다. 우리 가족들은 이제 고령이 돼서 더 이상 기다릴 수 만은 없다.

가족끼리 의견을 모아 심각하게 대응을 하겠다. 오늘도 통일부 앞으로 연대 단체들과 항의 집회를 나왔다. 청운동(청와대) 앞까지 가서 항의할 것이다.

[이옥철 납북자가족협의회 대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기다렸다.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납북자 문제를 얘기라도 꺼냈는지 아니면 한 마디도 못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오늘 공동선언 내용을 봤을 때 통탄했다. 경제협력도 좋다.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최소한 납북자에 대한 생사확인이라도 될 줄 알았는데 아무런 합의도 없었다.

앞으로는 정부를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규탄할 일만 남았다. 가족들 모두 울분을 참지 못하는 만큼 힘을 모아 강력히 항의하겠다. 곧바로 집회와 시위를 조직하겠다.

우리 납북자 가족은 이제 ‘사면초가’다. 남북 당국은 계속 평행선만 달리면서 생사확인은 물론 송환도 어렵게 됐다. 이제 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청와대 앞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맞설 것이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민족적 숙원의 문제인 납북자문제, 북한인권문제, 북한 핵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을 못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에 합의된 ‘이산가족상봉 확대’는 기존 방식에서 조금도 진전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납북자 가족을 기만한 ‘정치 이벤트’일 뿐이다. 청와대를 대상으로 기자회견과 집회, 정부 사업 국민감사 등을 추진해 적극적으로 투쟁할 계획이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에서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와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가 크고 정부도 전향적으로 접근하는 듯 해 이번 정상회담에 혹시나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회담 내내 노 대통령은 심각한 인권유린 현장인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수행원들은 북한의 체제선전용 관람지 견학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결국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국민적 희망을 저버리는 결과를 양산했다.

대규모 대북경제협력을 약속했으면 이를 매개로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와 북한주민 인권문제 등 인도주의 문제에 적극 나서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아니다. 이산가족문제 역시 기존의 협상에서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인권단체들과 연대해 정부의 공식입장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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