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보위부·보안서 ‘쌍방비행 캐내기’ 혈안

김정은 시대 들어 단속이 한층 강화된 함경북도 무산군 담당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서가 탈북방조, 불법통화 등과 연관된 상대 기관의 비행을 들춰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탈북’ 등에 강도 높은 처벌과 단속을 지시하고 있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 차원의 실적 쌓기를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보위부가 보안원 등이 연루된 사건까지 조사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함경북도 무산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김정은 시대에 들어 허세를 뽐내는 보위부가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기해 새 지도자에게 충성의 선물 작품을 올릴 욕구에 과거 탈북행적들을 마구 끄집어내고 있다”면서 “보안원이 연루된 사건도 가리지 않고 수사해 문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그동안 보위부가 수사하는 해당 사건에 보안원이 연관된 경우에는 그냥 덮었던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최근 ‘3대 멸족’ 등 탈북과 관련한 지시로 단속·처벌이 강화되면서 도강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줄면서 실적을 쌓기가 어렵게 되자 보위부가 과거 행적을 다시 들춰내 성과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도강을 하거나 탈북을 위해 보안서, 국경경비대에 뇌물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탈북자 가족이나 행방불명자 가족 등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보안원과 국경경비대원의 비행이 실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위부의 행태는 최근 김정은의 지시로 보위부의 권한과 위상이 강화된 것과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다. 권한이 강화된 만큼 그에 맞게 실적을 올리려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월30일 北 보위부 전성시대…’충성경쟁’ 한발 앞섰다 기사)


소식통에 따르면 보위부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보안원들과 경비대원들은 일단 과거 자신들이 돈을 받고 눈감아 줬던 주민들이나 가족들을 찾아 당분간 몸을 피하라고 통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보안원들은 ‘우리만 당할 수 없다’는 식으로 보위원의 과거 비행을 들춰내 보복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식통은 “과거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았던 사람을 찾아가 보위부 비행을 캐내고 있다”고 말했다.


보위부의 수사영역인 불법통화 단속과 관련해, 과거 단속됐는데도 눈감아 줬거나, 밀무역을 도왔던 보위원의 행적을 캐고 있다는 것이다. 밀무역은 대체로 보위원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양 기관의 알력다툼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소식통은 “법관들(보위원, 보안원) 호상 개인 간의 문제를 벗어나 기관 간의 문제로 증폭되었다”면서 “여기에 국경경비대원들까지 덜미가 조이게 돼 서로 칼날 세우기 바람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다 지나간 문제까지 파고드니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면서 “주민들도 그냥 앉아서 당하기보다 (법관에게)복수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칼을 겨루고 있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