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8주기를 맞아 북한 전역에 추모 열기 조성이 한창인 가운데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17일 하루만 특별경비에 들어간다고 내부 소식통이 이날 알려왔다.
김일성, 김정일 사망일 전후로 지정되는 애도기간에 직장과 사회단체 별로 특별경비대가 구성돼 주요 시설 및 김일성·김정일 동상, 혁명역사연구실, 사적비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주민 이동을 통제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공장기업소에서 하는 선전 사업과 꽃바구니 준비, 회고모임, 유훈 관철 맹세 대회는 작년과 비슷하게 진행한다”면서 “대신 특별 경비는 오늘 하루만 실시하고 차분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혜산시를 비롯한 김정숙군, 보천군 등 양강도 지역은 전날(16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24시간 특별경비에 들어가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12월 초부터 애도기간에 들어가 특별경비를 섰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특별경비 기간을 하루로 축소한 것은 공식적인 애도기간을 하루만 진행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탈북자들은 ‘8주기에 접어들어 추모 행사가 정착이 됐고, 동기훈련과 양강도 삼지연 건설사업이 진행 중’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시간이 많이 지나 주민들에게 김정일 사망은 이제 마음 속에 와닿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당국도 다른 쪽으로 집중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아침 공장, 기업소와 동사무소에서 조직한 단위별로 김 부자 동상과 유화판, 교시판에 꽃바구니 증정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꽃바구니 준비는 각 단위별로 이달 초부터 준비해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가족별로 애도에 참가할 대상들은 직장에 보고하고 따로 가도 되지만, 불참은 안 된다”면서 “추모 행사에 불참한 자가 없도록 철저히 단속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안기관원들은 책임 단위 인민반에 직접 내려가 주민 동향을 파악하고, 범죄나 소란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단속을 벌여왔다고 한다.
한편, 노동신문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김정일 8주기 추모사업을 위해 각 단위별로 회고모임을 갖고 유훈 관철을 위한 맹세와 실천 소식을 전하며 추모 분위기 조성에 주력해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평양 주민들에게 물고기를 선물하며 김정일에 대한 추모 열기를 부추겼고, 김정일 사망 8주기에 맞춰 중앙위원회 정치국 성원들과 함께 김 부자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