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대 보위원들, 수년 전 외국과 통화자도 적발해 뇌물 요구

북한 국경지역의 보위부 앞에 가족면회를 온 주민들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북한 보위기관이 북중 국경 지역에서 이뤄지는 중국이나 한국과의 휴대폰 통화를 단속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이 체제 보위 목적보다 사적인 돈벌이 성격이 강하다고 내부 소식통이 8일 전했다. 

북한 보위성 요원들은 주로 핸드폰 전파탐지기와 가택 수사 등을 통해 외국과의 통화자를 색출해왔다. 최근에는 염소몰이로 위장해 통화자에 접근하는 등 위장이나 잠복수사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작 외국과의 통화자를 체포하고 나서는 보위원들이 석방을 조건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밀수와 같은 경제범죄를 저지른 주민들을 체포해서 외국과 통화자를 추궁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혜산시 강안동에 사는 여성이 영문도 모른 채 보위부에 잡혀갔다”면서 “국경밀수와도 상관이 없는데, 여러 관계로 알아본 결과 4년 전에 (한국과) 통화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장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물건을 정리하는 중에 집에 찾아온 보위원 3명에게 연행됐고, 4년 전 통화 사실을 집중 추궁 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여성은 당시 탈북민과 북한에 있는 가족을 전화로 연결해 준 것 때문에 붙잡혔다”며 “오래 전의 일이라 본인도 잊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걸려들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뇌물로 3천 위안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국경지역에서 마약이나 밀수, 생활범죄 등으로 체포된 주민들에게 보위원들이 다른 불법 행위를 아는대로 신고하라는 요구를 받고 주로 한국이나 중국과 통화자들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위원들은 외국과 핸드폰 통화자들이 보유 현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러한 방식으로 용의자를 특정해 체포하고, 뇌물을 받고 풀어주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근에 있었던 일 외에도 수년 전 일도 신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이 때문에 보위부에 잡혀간 사람들이 급히 돈을 구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탈북민과 관련한 것은 중국돈으로 만 원 이상의 뇌물이 필요해 집을 포함하여 가산을 다 팔아서라도 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