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봉쇄로 중국발 주문 ‘뚝’…北, 의류공장 가동 중단

소식통 "완제품 쌓이고 월급은 밀려...중국 무역업자에 보상 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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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성고급피복공장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발주한 임가공 물량이 끊기면서 북한 내 의류공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2018년 가을부터 원단, 단추, 고무줄 등 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재가 대규모로 들어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길이 꽉 막혔다”면서 “지난해 말에 만들어 놓은 옷들도 나가지 못하고 각 공장에 방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위탁 주문된 의류 가공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은하무역지도국 산하 수출 피복공장들의 경우 일부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지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하고 북한산 섬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때문에 중국 기업이 북한 피복공장에 의류 가공을 맡기고 완제품을 반입하는 것 모두 제재 위반 사항이다.

그러나 대북제재에 대한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의류 임가공 계약을 성사시킨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한-중국 간 섬유·의류 밀거래 지속”…대북제재 구멍?)

특히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요청으로 신의주(평안북도)나 평양 피복공장에서 제작한 옷들은 대부분 한국이나 일본으로 수출되는 상품이었으며 등산복, 골프복, 정장 등 고가에 속하는 의류가 적지 않았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주문받은 의류들은 대부분 비싼 옷이었다”며 “1000위안(약 한화 17만 원)이 넘는 옷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몇몇 사람들이 제품을 빼돌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는 신의주, 평양, 평성(평안남도) 등에 위치했던 피복공장들이 중국발 주문이 끊어지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어 노동자 임금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해 가을부터 제작했던 겨울과 봄 옷들이 국경이 폐쇄된 후 반출되지 못하면서 중국 무역회사로부터 대금도 받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북중 무역업자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미 철이 지난 옷들이 지금 나간다고 팔리겠나 싶지만 만들어 놨으니 (중국 기업들이) 가져가야하지 않겠냐”면서 “현재 피복공장들은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을 상대로 보상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중국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놓고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완제품을 처분하지 못하고 가공 비용도 받지 못한 북한 공장이 한두 곳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내부 소식통은 “복장 회사뿐만이 아니라 조립 제품이나 수산물 임가공 공장들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제재도 그 오랜 세월 버티고 살았는데 코로나로 진정한 보릿고개가 왔다는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