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대북지원 이중부담’ 논란

국회는 22일 법사, 정무, 재경 등 14개 상임위별로 34개 소관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착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달 11일까지로 예정된 20일간의 올해 국감 일정에 돌입했다.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461개 피감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번 국감은 참여정부 집권 후반기를 맞아 여야가 치열한 정국 주도권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열리는 것으로 첨예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야는 첫날 국감부터 북핵 6자회담 합의 내용, 8.31 부동산 대책, 국방개혁안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고, 세수감소, 교육문제, 로또비리 의혹 등도 추궁했다.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에 대한 국감에서 여당은 6자회담 타결을 전기로 삼아 남북경협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강조한 반면 한나라당은 경수로와 대북송전의 이중 부담 문제를 제기하며 투명한 대북정책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유선호(柳宣浩) 의원은 “6자회담 타결로 조성된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속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선 미국과 북한의 적대적 불신관계 해소가 핵심”이라면서 “미국과 북한간의 고위급 회동을 정부가 적극 주선할 필요가 있다”고 대책을 따졌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6자회담 타결의 경제적 효과는 경수로 지원 등 대북투자비용을 능가한다”면서 “200만KW 대북전력지원을 위한 송전설비 건설도 중복투자가 아닌 선(先)투자”라며 남북경협을 전담할 ‘남북경제협력공사’ 설립을 제안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 의원은 6자회담 합의내용에 포함된 경수로 관련 사안을 문제 삼아 “대북송전과 경수로지원까지 우리가 부담하는 게 아니냐”면서 “정확한 부담규모를 밝히고 국민의 동의를 거쳐 시행하라”고 추궁했다.

같은 당 박성범(朴成範) 의원은 “경수로 제공, 대북송전 등 대북지원 카드를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또는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문헌(鄭文憲) 의원은 “남북이 먼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의 물꼬를 터야 한다”면서 지난 92년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한 국회 비준을 요구했다.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여당 국방위원들은 국방개혁안이 올바른 방향을 잡았다고 평가하고 국방개혁 예산안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부처간 공조를 촉구한 반면, 야당은 국방개혁안이 여론수렴, 예산확보 방안, 한미협의가 모두 결여된 졸속 개혁안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대책을 추궁했다.

우리당 김명자(金明子) 의원은 “국방개혁은 외형상 군 구조 축소인 동시에 내용상 첨단 과학화를 통한 전력증강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국방개혁을 위한 대폭적인 예산 증액을 가능케 할 방안과 전력투자비 재원배분 체계를 개선할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 진(朴 振) 의원은 “국방개혁안은 여론 수렴, 안보 평가, 예산확보 방안, 한미 협의가 모두 결여된 졸속개혁방안”이라면서 “국방개혁의 모델로 삼았다는 프랑스가 1년여 준비한 것을 우리는 3개월 간 준비하면서 군 내부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묵살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건설교통위의 건교부 국감에서는 ‘8.31 부동산 대책’을 두고 우리당 김동철(金東喆)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은 투기수요 억제와 공급확대 대책을 담고 있다”며 “서민주거생활 안정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허태열(許泰烈) 의원은 “8.31 대책은 과거 정부가 범했던 시행착오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시장원리에 부합하지 않은 세금과 규제 위주의 부동산 대책은 방향설정은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정무위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실 감사에서 한나라당 이진구(李珍求) 의원은 로또복권 사업자 선정 비리의혹과 관련, “국민은행이 로또복권 매출액의 9.523%를 수수료로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에 지급키로 한 것은 엄청난 특혜”라면서 “지금까지 3년여간 KLS에 6천34억원의 수수료가 지급됐다”고 권력층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열린우리당 이상경(李相庚) 의원은 “로또 사업에 굳이 외자를 도입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KLS에 홍콩으로부터 자금 유입이 있다”면서 “이 지분이 해외투자를 가장한 정치권 자금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밖에 재경위는 국세청을 대상으로 4조원이 넘어선 세수부족 사태의 원인과 대책, 세무조사 급증 경위, ‘8.31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조치 등을 따졌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잘못된 경제성장 예측과 그에 따른 주먹구구식 세수추계로 세수부족 사태를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무조사를 통해 이를 메우려 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또 교육위의 교육부 국감에서는 BK(두뇌한국)21 사업과 누리 사업 등 대형 국책 교육지원사업의 문제점이 집중 지적됐다.

우리당 지병문(池秉文) 의원은 “교육부의 BK21 사업 중간평가 부실로 제도개혁 미진과 연합사업단 운영 실패 등이 초래됐고 서울대 등 수도권대학에 사업 지원이 집중됨에 따라 지방대학이 공동화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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