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北인권 주장하는 사람들 과거 인권탄압 주역”

▲ 4일 오전 인권위에서 진행된 北인권 특강에서 공개처형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특강이 진행됐다.

인권위는 4일 오전 김문수 의원(한나라당)을 초청, ‘북한인권과 국가인권위원회’라는 주제로 11층 배움터에서 2시간 동안 월례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에는 인권위 직원 백여 명이 참석했다.

인권위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강의가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위는 당초 김 의원에게 ‘야당이 바라보는 국가인권위’를 주제로 강의를 요청했지만, 김 의원이 ‘북한인권’에 집중하면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공개처형 동영상이 상영되고, 강의가 끝난 직후 일부 직원이 즉석에서 김 의원과 북한인권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강의 초반 ‘공개처형’ 동영상이 상영되자 참석자들은 매우 상기된 표정으로 영상에 집중했다. 총살이 진행되는 장면이 나오자 곳곳에서 탄성(歎聲)이 터져 나왔다. 영상을 시청하던 한 직원은 이 장면에서 비통한 표정을 짓고 눈을 감아버리기도 했다.

“국가인권위 北인권 침묵은 직무유기”

동영상을 시청한 한 직원은 “매우 충격적이다”면서도 “(그렇다고)국가인권위원회가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강의에서 “북한은 헌법상 분명한 우리의 국민인데도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행위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인권위가 북한인권을 다룬 것이 벌써 2년이 넘는데도 여전히 조사와 연구만 진행하고 있다”고 소극적 대응을 질타했다.

▲ 특강을 진행한 김문수 의원

김 의원의 강의는 막바지에 이르러 ‘호소의 장’으로 변했다. 김 의원은 “북한인권은 우리의 소명이자 북한문제를 푸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며 “우리가 이 문제를 외면하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나는 김정일을 싫어한다” “김정일 체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몰락할 것을 확신한다” “올해 안에 북한에는 매우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강의에 참여한 일부 직원들은 질의 시간을 통해 김 의원과 북한인권의 원인과 처방, 인권운동 자격 문제를 두고 첨예한 의견차이를 드러냈다.

인권위 직원들 대북 인권관 오류 여전

인권위 한 직원이 “북한인권문제는 내부에 책임이 있다기보다는 미국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김 의원은 “자국 국민을 굶주리고 학대하는 것이 미국 책임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으며 지도자라면 국내 문제를 외부에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과거 남한 인권탄압의 주역이거나 인권문제에 침묵했던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이 과연 그러한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북한인권 현실은 돕는 사람의 자격 문제를 따질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며 “남한 인권운동에 몸담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 어떤 사람이나 세력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황 위원장 “아직 내부입장 정리 안 돼”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인권위 상당수 직원들은 ‘남북 관계와 핵문제 해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고 일부는 그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태도를 보여 여전히 북한 인권 실태와 원인, 해법에서 정부 대변인 같은 모습을 보였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오경섭 사무국장은 인권위 직원의 ‘자격문제’와 관련, “2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국가 재정과 충분한 조직을 갖추고도 북한인권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는 북한인권 NGO에 자격시비를 거는 것은 매우 파렴치한 망발”이라고 일축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영황 위원장은 강의가 끝난 후 향후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문에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아직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면서 “차후에 이야기 하자”고 즉답을 회피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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