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는’인권’에만 충실하라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실은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김문수 의원이 진행한 ‘북한인권과 국가인권위원회’ 특강 동영상을 5일 공개했다.

4일 특강에서 일부 인권위 직원들은 김 의원에게 북한인권문제는 내부보다는 외부의 책임, 특히 미국에게 책임을 돌렸다. 또한 북한인권문제가 ‘외부의 위협수단’이라고 주장하며 외부의 접근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정일의 인권유린이 외부의 책임인가

인권위 직원들이 제기한 몇 가지 질문을 소개 해본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질의와 답변 내용을 있는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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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북한 인권문제는 내부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외부의 책임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을 체제, 김정일 정권의 문제, 체제 문제로 보는 시각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자기민족의 운명은 결국 자기가 개척하는 것이다. 미국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자. 미국 욕하지 말고 자기 백성 잘먹이는 것이 김정일 책임이다. 나는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은 맨날 잠 안 자고 돌아다녀도 골프치고 논다고 욕먹는다. 그러나 악조건 속에서도 정치지도자는 자기를 희생해서 자기 국민과 국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② 김 의원님께서는 북한 붕괴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사회가 과연 북한 붕괴를 감당할 만큼의 여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정치인이라면 이런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는가

김 의원==>김정일 붕괴에 대해서는 나는 곳곳에서 소식을 듣고 있기 때문에 말한다. 중국 곳곳에 북한 지도부가 많이 탈출해 있다. 이유는 붕괴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수가 북한 지도부 성원이 탈북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도 붕괴되길 바라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주관주의에 빠지지 말고 대비해야 한다.

③ 과거 남한 사회의 인권탄압에 앞장섰거나 최소한 침묵했던 사람들이 누구보다 북한인권문제에 앞장서고 있다. 과연 그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 보편적 인권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가?

김 의원==>한나라당에도 과거 국정원에 근무한 사람이 있다. 맞는 말이다. 과거에 어떤 일을 했기 때문에 인권을 말하지 못하거나, 특히 북한인권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 인권을 위해 어느 누구라도 돕는다면 동족의 이름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다.

북한인권, 자격 운운할 한가한 상황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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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절대가치이다. 상대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다. 북한의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남한은 이런 공개처형이 없으니까 얼마나 인권이 좋은 사회이냐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기장 문제는 북한인권문제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의원==>한나라당이 모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을 떠나서 민족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지구상에, 우리가 살아있는 단계에 최고의 인권사각지대가 바로 우리의 반쪽이라는 것이다. 바로 우리의 2300만 동포라는 것이다. 인권위는 연구만 하지 말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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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현재 상황이 가난하고 시련을 겪는 문제는 그들의 주체적 노력이 부족해서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김 의원이 70-80년대 운동하면서 전태일 열사 시신 앞에서 ‘그들이 못나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고 한 것처럼 북한도 그들의 역량이 모자라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 의원==> 최고 지도자는 전체적 책임, 무한책임, 결과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이 압박을 하고, 봉쇄를 한다는 이런 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한때 사회주의자였다.

대한민국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 인간의 이상과 존엄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나는 이제 이것을 버렸다. 북한 지도자는 인민을 생각해야 한다. 북한도 미제 탓을 하지 말고 인민을 위해 이제 나서야 한다.

인권위 직원 주장, 무엇이 오류인가

인권위 직원들의 질의 내용은 대부분 참여정부에서 내세우고 북한 인권 대응 논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인권문제의 책임은 미국에 있고,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과거 기득권에 안주했던 보수 세력이며, 김정일이 붕괴할 경우 남한이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 내부 인권문제는 외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성분관리, 독재기구를 통한 감시와 탄압, 기본권(사상, 이동, 표현의 자유) 제한, 공개처형, 정치범 수용소 등이 미국이나 한국, 중국 등 외부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것은 북한 지도부가 수령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70년대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통제정책이다. 북한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북한인권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 출신, 국제 인권 단체 출신, 탈북자 출신, 기독교 단체들이 대부분이다. 북한인권운동을 개척하고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북한인권 NGO들이다. 이들이 누구의 인권을 탄압하고 침묵했단 말인가.

북한인권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정치권과 일부 보수 단체를 지칭한 것이라 해도 이러한 지적은 옳지 않다. 오히려 과거 인권 옹호를 주장하고도 현재 이를 묵인하는 것이 더 큰 죄악이다.

인권위는 ‘인권의 원칙’에만 충실해야

인권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권위 직원의 표현처럼 인권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적용이 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안에 인권의 가치가 투영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자는 의미이다.

또한 시급하고 치명적인 인권 유린 사안 및 국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 국제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처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프랑스와 북한에 똑같이 5:5 나누어 적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북한은 매우 시급하고 명백한 인권 위협이 존재하는 국가이다.

인권위는 스스로 내세운 인권의 원칙에 충실하면 된다. 인권유린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면 된다. 그 다음 판단은 국민과 사법부의 몫이다. 왜 인권위가 인권 자체의 문제를 떠나 정치적 판단을 하는가. 왜 인권위가 스스로 통일부 직원이나 국제정치학자가 되어 ‘현 남북관계를 볼 때 북한 인권 제기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식의 정치적 판단을 내리냐는 것이다.

국가인권위는 인권의 원칙에만 충실하기 바란다. 그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며,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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