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관리시스템 어떻게 가동되나

청와대의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이 대폭 보완된다.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살사건의 보고 과정 등에서 허점이 노출된 데 따른 보완 성격이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모든 사항이 즉각 신설되는 `국가위기상황센터’로 집결토록 한 것이다.

금강산 사건에서 보듯 `현대아산→통일부→청와대’로 이어지는 다단계 보고체계와 청와대 내의 `위기정보상황팀→대통령실장.외교안보수석→대통령’의 복잡한 보고 과정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여러 정보기관으로 나눠 각각의 보고체계를 유지해오던 것을 청와대 직보 체계로 바꿨다.

국가위기상황센터의 인력도 보강되고, 위기 발생시 적용하는 초기 대응 매뉴얼도 구체적이고 세분화된다.

◇`국가위기상황센터’ 어떻게 가동되나 = 국가위기상황센터는 기존의 청와대내 위기정보상황팀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그동안 한시적 조직으로 운영돼온 위기정보상황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위기정보상황팀은 팀장이 2급 선임행정관에 머무는 데다 인력이 15명에 불과하다.

대통령 직보도 할 수 없고, 정보의 취합과 보고, 내부 전파 등을 매뉴얼에 따라 실행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에 대한 훈령이나 규정조차 없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발생 당시 위기정보상황팀의 첫 보고가 대통령에게 전달되기까지 1시간 35분이나 걸렸다. 사건 발생에서 현대아산측의 통일부 보고에 이은 대통령 인지 시점까지 총 8시간 30분이나 걸린 것도 보고체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센터 발족은 이 같은 허점을 보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대통령실장 직속 조직에서 탈피, 독립기관으로 하고 외교안보수석이 센터장을 맡기로 했다. 산하 팀장은 2급 선임행정관에서 비서관급으로 격상되고 인력도 군.경에서 4-5명이 보강된다.

위기상황 발생시에는 센터장인 외교안보수석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장에게 직보하고 관련 수석들에게도 동시에 통보, 사안의 성격과 중요도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관계장관 대책회의, 긴급 수석회의 등을 개최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사안 발생의 진원지에서 대통령과 청와대로의 보고 시간도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금강산 피살사건 같은 경우 현대아산측에서 청와대로 직보하는 쪽으로 매뉴얼이 재정비되고 국정원이나 합참, 경찰 등의 위기 정보도 센터로 곧바로 전달될 수 있도록 보고 체계가 단순화된다.

위기 대응 매뉴얼도 전면 손질된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돼 있는 매뉴얼을 `개성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태 대응 매뉴얼’ 등 발생 가능한 사안을 상정,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짠다는 것이 이동관 대변인의 설명이다.

◇시스템 정비 왜 늦어졌나 = 청와대는 당초 위기정보상황팀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용한 뒤 보완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위기 상황이 언제 발생할 지 알 수 없다는 우려속에 조기개편 건의가 적지 않게 올라갔으나 쇠고기 파문과 촛불 시위 등 국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실장실에서 한시적으로 6개월간 운용하자고 해서 한 것인데 이번 금강산 피살사건을 계기로 재검토하고 바꾸기로 한 것”이라며 “정보보고 체계가 대통령 직보로 가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동관 대변인은 “위기정보상황팀이 사실상 체계있게 움직이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개편방안을 조기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안은 과거의 NSC와는 다른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과거 NSC 사무처가 정보상황관리와 정책수립 및 조율 기능을 모두 가졌다면 이번의 경우 정보상황관리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정책수립과 조율은 외교안보수석실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외교안보실무조정회의 등이 맡게 된다.

그러나 이번 개편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은 남는다.

우선 위기 상황 발생시 가장 중요한 첫 보고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번 금강산 사건만 해도 현대아산측에서 통일부 보고가 될 때까지 2시간 10분이나 걸렸다. 이 같은 보고 지연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북한이 장시간 피살 사실을 우리측에 전하지 않은 원천적인 한계의 극복도 쉽지 않다.

이와 함께 국가 위기상황을 초기부터 종합 관리할 상설 기구의 부재도 효율적인 대처의 제약 요건이 될 수 있다.

과거 NSC 사무처가 각 부처에 대한 `월권’으로 반발을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지만 권한이 적절히 통제되는 선에서 위기대응 전담 기구의 상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등이 있지만 수시 협의체의 성격인 만큼 위기 상황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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