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총괄기구에 ‘김정일 전문가’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창군 62년만에 국군통수권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방부를 직접 방문,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우리는 이 대통령의 지휘관 회의 참석 자체가 우리 군과 국민에게 던지는 긴급 안보 담화문이라고 본다.


이 대통령은 군 지휘관들에게 우리 군과 국가 안보체계가 더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까지 분명한 사실은 천안함은 단순한 사고로 침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천안함) 사태가 터지자 마자 남북관계를 포함해 중대한 국제 문제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함 침몰) 원인이 밝혀지기 전이라도 우리는 즉각 안보태세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특수전과 같은 비대칭 전력 대비태세 확립 ▲긴급 대응태세와 지휘보고체계 확립 ▲육해공군 합동성 강화 ▲군 기강확립과 안보의식 확립 ▲현실보다 이상에 치우친 국방개혁 방식의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이제 군은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과감히 털어내고 국민의 믿음을 받는 군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지난해 대청해전 이후 수개월간 북한 매체들이 ‘보복과 응징’을 다짐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침몰 당시 군 수뇌부의 대응조치는 허술함 그자체였다. 군 작전 최고 책임자인 함참의장은 천안함 침몰 49분만에 상황을 보고 받았고, 경찰까지 비상을 걸었는데도 사고발생후 1시간 18분이 지나서야 사고 해역에 전투기들이 출동했던 상황들은 우리 군의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군은 우선 목전에 북한을 두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한미연합사 해체 단계를 밟아가야 하는 현 상황을 직시하고 주적(主敵)관, 정보력, 작전수행능력, 무기체계, 조직문화 등을 혁신해야 한다. 특히 핵개발에서부터 서해상 게릴라식 도발에 이르는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대응 능력, 신속한 지휘보고체계 확립과 정보판단 능력 제고, 사전 차단 메뉴얼 구축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군의 혁신을 현실화하고 거시적인 안보태세를 확립하는 것은 결국 청와대와 정부의 몫이라고 본다. 군의 환골탈퇴를 거론하기에 앞서 이명박 정부 스스로 그동안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위기감을 가졌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현상유지’나 ‘상황관리’라는 미명아래 ‘별 일 없으면 다행’이라는 식으로 대처해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안보체제를 본질적으로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김정일 개인과 북한의 수령독재 체제다. 비정상적인 독재자와 그 체제를 머리에 이고 사는 동안 우리 안보에서 ‘완벽한 대비’란 불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천안함 사건의 원인규명을 기다리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일의 존재와 그의 체제가 우리 안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철저히 학습해야 한다. 또한 김정일의 심리 상태, 정세 인식, 생존 전략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한 안보를 위해 한시적인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기구를 즉각 구성하고 대통령실에 안보특보를 신설, 위기상황센터를 위기관리센터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마디로 외교·국방·안보 분야에서 청와대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업무를 누가 맡느냐의 문제다. 벌써부터 청와대 내외에서는 군 장성을 비롯한 군사 외교 실무전문가들 대거 참여하거나 외교안보 수석 라인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렇게 가서는 청와대와 정부 부처 사이를 잇는 상황관리 실장이 한 명 더 생기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지금 우리 외교안보 일선에는 김정일 전문가, 북한체제 전문가들이 절실하다. 안보체계를 바로잡는 일은 ‘안보 전략’부터 바로 세우는 일인 만큼 김정일과 북한 체제 생존전략을 배제시킨 메뉴얼을 짜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자면 김정일과 북한체제의 행동선택을 예상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적시적소에 배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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