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밀 지켜라”…北 주민교양 강화

김정일 와병설이 제기된 이후 북한 당국이 각 기관의 문건 관리체계를 새롭게 개편하는 한편 주민들을 상대로 ‘국가 비밀을 철저히 지키자’는 내용의 교양을 확대하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12일 ‘데일이엔케이’와의 통화에서 “각 기관과 기업소마다 비밀엄수 대책회의와 함께 국가 비밀관리체계도 완전히 새롭게 고쳤다”고 전해왔다.

각 기관들 우선 김정일, 중앙당, 내각 등의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들의 보관 및 열람 절차를 이중 삼중으로 강화했다.

소식통은 “비밀문건으로 분류되는 문건 종류를 이전보다 크게 늘려, 그저 책장에 보관되던 문건들도 자물쇠가 달린 책장들에 특별히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며 “중요한 문건은 따로 철제함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전에는 공장마다 당 비서실이나 지배인실 등에서 보관하던 문건들을 모두 ‘기요과(중요 문건들을 보관 관리하는 부서)’에 넘기고 보안서에서 나온 사람들이 직접 통제 점검한다”며 “초급당 비서들도 중요 문건을 열람하려면 공장담당 보위지도원과 보안원의 승인을 받고 ‘기요문건 열람대장’에 등록해야 문건을 볼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이어 “기요과에서 문건을 보려면 열람 이유나 사용처를 모두 열람대장에 기록하고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일반 문건들도 등급에 따라 초급당 비서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중요한 문건의 경우는 담당 보위원과 보안원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일선 간부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국가 기밀을 빼내려는 간첩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으나, ‘김정일 와병설’이 한창 증폭되던 지난 ‘10월 말’부터 문건통제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문건의 열람이 까다로워지자 답답해진 것은 오히려 간부들이다. 소식통은 “수시로 문건을 봐야하는 초급당 비서나 간부들은 문건을 볼 때마다 담당 보안원들의 승인을 받아 기요과에 드나들어야 하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로인해 갈수록 일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간부들의 불평이 많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가 비밀을 엄수할 것과 관련한 주민교양도 횟수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즘은 국가차원에서 비밀을 엄수할 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거의 매일 강연회와 인민반 회의가 열린다”고 말했다.

그는 “당·정·군(노동당, 정권기관, 군대) 차원에서 반 간첩, 비밀엄수 깜빠니야(캠페인)를 대대적으로 벌리고 있다”면서 “국경 경비대에서는 매 병사들마다 지난 기간 경비대 내부 비밀들을 어느 사람(주민)에게 어떻게 누설했다는 ‘자술서’까지 쓰게 한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또 국가 비밀이 심각히 유출되는 실태와 그 피해사례들을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각급 단위의 당비서들과 보위부, 보안서 간부들을 직접 강연회와 인민반 회의에 참석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새 두 달 동안 국가 비밀을 지킬 데 대한 강연회와 인민반 회의들만 30번 넘게 한 것 같다”면서 “아침 독보시간부터 학습, 강연회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가 비밀을 철저히 지키자’는 내용뿐”이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각종 강연회와 인민반 회의들을 통해 “적들의 꼬임에 넘어간 일부 불건전한 자들이 몇 푼의 돈을 받아먹고 국가의 중요한 비밀자료들을 팔아넘기고 있다”며 “청진, 함흥, 신의주 등의 도시에서 국가 비밀들을 팔아넘기다가 적발되어 ‘준엄한 심판’을 받은 사람들의 사례를 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강연회에서는 “적들이 넘겨준 간첩장비들과 불법 휴대폰들을 가지고 내부 비밀들을 몰래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적발된 자들이 있다”고 하면서 “이제부터 불법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적발된 자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적 심판과 함께 가족들을 모두 추방할 것”이라고 공식 선포했다고 전해졌다.

소식통은 “각 공장들마다 초급당비서 방에 ‘당신의 말을 적들이 듣고 있다’는 선전구호들을 붙이고 작업장에도 ‘적들의 반 공화국 모략책동으로부터 국가 재산과 비밀을 철저히 지키자’는 구호들을 써 붙였다”며 “심지어는 열차 칸들에도 ‘국가 비밀을 철저히 엄수하자’는 구호들을 붙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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