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구호나무를 지정해 관리하는 구역에서 일반 나무를 베어낸 주민이 교화형에 처해졌다고 내부 소식통이 18일 전했다.
북한은 구호나무를 항일 빨치산들의 혁명유산으로 내세우며 국보급 이상으로 특별 관리해오고 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검덕에 사는 한 광산 노동자가 구호목 이 있는 구간에 들어가 땔감을 했다는 죄로 교화(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덕에 있는 구호목 구역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인민반 구역과 2km 이상 떨어져 있다. 이곳으로 향하는 오르막 어귀에는 김일성의 발언으로 만든 “검덕광산은 금광산입니다”는 구호판이 걸려있고, 뒷편에 중학교가 있다.
이 중학교 뒷동산에 이깔나무 구호목 구간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서 광산 노동자가 일반 나무를 베어낸 것이다. 당국이 관리하는 구호나무를 직접 벨 경우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3대가 몰살될 수 있다고 탈북민들은 말한다.
이 노동자는 8월 초에 구호나무 구역에 몰래 들어가 나무를 베었고, 나중에 나무 줄기가 잘려나간 나무 밑둥이를 발견한 산림감독원들이 보위원, 보안원을 동원해 수사를 진행해 이 광산 노동자를 체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나무를 베어낼 당시 현장은 비가 온 다음이라 나무를 베어 끌어서 산 밑으로 내려간 자국이 있었고, 그 방향으로 집들을 집중 수색해 광산 노동자의 집에서 나무를 발견했다고 한다.
구호나무 보존 사업은 1980년대 이후 본격화 됐다. 1986년 김일성이 백두산 지구를 방문해 백두산 밀영에 있는 구호나무를 찾으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후 구호나무 찾기 운동이 북한 전역에서 펼쳐져 북중 국경지대와 평양 만경대 구역과 대성산 등에서 발견된 바 있다.
구호나무에는 조선독립을 염원하는 문구도 있지만, 김일성을 위대한 지도자로 떠받들고 심지어 김정일을 백두광명성에 빗대 그의 출생을 축하하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북한은 구호나무의 영구 보전을 위해 해외에서 수입한 고가의 통유리를 씌우거나 집단 온실을 설치해 아르곤 가스를 투입해 관리하고 있다.
구호나무가 발견된 주변까지 혁명전적지로 지정해 관리원이 경비를 서고 화재 방지를 위해 스프링클러와 수십 미터를 벌채해 방화선을 설치해 일반 주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구호나무 1그루 유지 관리 비용만 연 수천에서 수만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한 산림이 황폐화 되면서 일부 주민이 모래 구호나무 구역에 들어가 은밀히 나무를 베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주로 비바람이 심할 때 들어가 도끼나 톱 등을 사용하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구호목 부지의 나무가 잘려나가면 해당 경비원과 산림감독원이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된다.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지만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구호목 구역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본보기를 삼으려고 교화 5년형을 내린 것”이라며 “일반 나무라도 구호나무 구역에 들어가 나무를 하면 큰 화를 입는다는 것을 보여준 처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