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회장 딸 “北 인트라넷, 벽에 둘러싸인 정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함께 방북했던 슈미트 회장의 딸이 구글 블러그를 통해 북한 방문에 대한 소감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소피 슈미트는 장문의 글을 통해 “(북한은) 트루먼 쇼 같은 나라, 매우 매우 이상한 나라”라며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식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방문 당시 매우 긴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소피는 “우리가 평양에서 본 것만으로 북한 전체가 어떻다고 추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의 방문은 북한이 보여주기 식의 행사였으며 잘 짜인 각본대로 진행되는 만남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자신이 북한에 살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믿는 것으로 보였다. 아무런 의식 없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이라면서 “마치 국가 규모의 트루먼 쇼 같았다”고 강조했다.


트루먼쇼는 1998년 짐 캐리 주연의 영화로, TV 쇼 프로그램의 철저한 기획 아래 한 인간(트루먼)이 30년간 시청자들에게 노출된 채 살아가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정체성을 찾게 된다는 얘기다.


소피는 “우리는 평양에서 몇km 떨어진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다”면서 “이곳 호텔에서는 우리가 유일한 손님이었다. 음식은 곡류가 많았고 신선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전화, 자동차, 방, 회의, 레스토랑 그 무엇도 도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해 들었다”며 “그러나 경호원이 있는데 왜 감시 카메라가 필요할까? 추운 평양에서 하루를 보낸 후 내가 머무르는 곳이 따뜻하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소피는 평양 자체에 이상한 매력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넓은 도로와 생각보다 높은 건물들, 상당수의 보행자들, 그리고 깨끗한 이미지 그리고 화장을 하고 높은 굽의 부츠를 신고 돌아다니는 스타일리쉬한 여성들도 보였다”고 전했다.


소피는 “평양으로 가는 도로에는 영하의 추위에도 도로 한 가운데를 몇 마일씩이나 오고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서 “평양 밖으로는 차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 이상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여기 사람들은 정말 터프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 시내 건물의 파스텔은 잘 칠해진 것 같았다”면서 “몇몇 건물만 전기가 공급되고 어두운 건물을 보면 으스스한 기분도 있었지만, 대낮에는 익살스러운 느낌을 주었고 색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소피는 벽이나 구호 선전과 관련된 것은(기념물, 초상화, 공공건물) 모두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지만, 이 모든 것은 공허험만 더해줬다고 말했다.
 
소피는 “이 나라는 영구적인 혁명 상태에 놓여있다”면서 “주체는 어느 곳에나 편재 해있었다. 달력에도 주체의 해라고 명시되어 있다.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리자면 우리는 주체 103년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소피는 “내가 ‘e-포템킨 마을’이라고 부른 김일성대학 전자도서관에는 90개의 좌석에 모두 남자만 앉아 있었고 이중 몇 명은 클릭 또는 스크롤을 하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화면만 주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안내원들이 친숙한 말투로 김정일의 업적을 설명하면서 컴퓨터에 입력하라고 했는데, 모든 지시와 비전, 미사일 발사, 복잡한 컴퓨터 설계가 김정일의 업적이라고 말했다. 


소피는 이러한 광경이 마치 웨인스 월드의 ‘만나서 영관입니다’라는 노래를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왜곡된 현실의 일상을 보게 된 또 한 번의 순간이었다”면서 “실제로 자신의 새 지도자가 핵전문가이자, 천재적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기민한 정치 전략가일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그 사람은 만능인임에 틀림없다”고 비꼬았다.


소피는 “우리가 방문한 곳 중에서 이곳 e-포템킨 마을이 가장 불안했다”면서 “우리 앞에 놓인 것일지라도  우리가 보고 있는 것에 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이들은 정말 학생들이었을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어 “우리 단체 중 한 사람이 그 방을 다시 보러 들어갔을 때 안내원이 황급히 문을 닫으면서 이동하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피는 “북한에는 인트라넷이 있는데 이것은 마치 ‘진짜’ 인터넷으로 걸러진 정보가 존재하는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몇몇 학생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컴퓨터 센터에서는 최신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태블릿을 시범으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은 일반인이나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사람들이 실제로 이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다”면서 “그 밖에도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음악 제작 프로그램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피는 “특이한 점은 이 모든 것이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을 지의 여부”라며 “이러한 기술을 실제로 수출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들은 존재하지도 않은 시장에 내다 팔 물건들을 만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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