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2세들 “한국젊은이, 北인권운동 왜 안하나?”

▲ 18일 오전 외교통상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 ⓒ데일리NK

“북한 주민이 굶어 죽어갈 동안, 한국인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북한인권에 무관심한 한국 국민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한인교포 2세들이 태평양을 건너왔다.

캐나다와 호주,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 2세들로 구성된 LiNK(Liberty in North Korea)가 서울에서 북한의 인권실상을 알리는 캠페인을 개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LiNK 홍으뜸 대표는 “우리가 풍족하게 살면서 그들을 돕지 않는 동안 북의 정치범들이 죽어가고, 탈북 여성들이 성노리개로 팔려가고, 아이들은 죽어간다”고 첫 마디를 던졌다.

LiNK 회원 30여 명은 18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2주 간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검은 정장차림을 한 회원들은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을 들고, 북한에서 굶어 죽어간 주민들을 애도하는 모의 장례식을 형상화했다.

이들은 데모를 통해서가 아니라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인권문제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대학과 명동 등 도심 지역을 돌며 탈북자들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Seoul train’을 상영하고, 율동이나 다양한 방식의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Helping Hands Korea'(코리아에 도움의 손길을)의 팀 피터스(Tim Peters) 대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강철환 공동대표,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 등을 강사로 초청, 각 대학을 돌며 순회 강연회도 개최한다.

5.18 행사장에서 ‘북한인권’ 플래카드로 기습시위

홍대표는 “북한과 지척에 있는 한국의 학생들이 왜 이런 활동을 안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는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문제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또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떠오른 나라지만, 세계인들은 인권결의안을 4번이나 기권한 모습을 보며 한국을 더 낮게 평가하고 있다”며 “세계는 한국이 더 불쌍한 이들을 자진해서 돕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섬 하나를 위해 온갖 열정을 쏟으면서, 2300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라, 사고로 죽은 두 명의 여중생을 위해서는 촛불을 밝히면서, 살수 있음에도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간 100만 명의 북한 어린들을 위해 애통해하지 않는 나라, 온 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월드컵 축구를 응원하면서도 극심한 위험에 놓여있는 북한의 인권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나라”

홍 대표는 한국에서의 활동 목표에 대해 “남한 학생들은 북한의 인권 실상조차 모르고 있다”며 “링크뿐 아니라 다른 단체를 통해서도 이 문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싶으며, 그 다음 활동은 남한 학생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5.18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북한인권’이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단상 앞을 점거해 시위를 벌인 LiNK 회원들은 5분 후 자진 해산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LiNK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식과 변화를 촉구하는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 유럽, 호주의 젊은이들로 구성돼 있는 NGO 단체다. 지난 2004년 창립된 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 내 탈북 어린이들과 여성을 위한 보호소를 운영 중이며, 최근 미국에 망명한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