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 국사편찬위원과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냈던 이성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지금 근현대사 교과서는 좌편향이 확실하다”며 근현대 교과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8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사관(史觀)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지만 교과서는 전 국민이 보는 것이므로 공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보더라도 일부 좌편향성이 보여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교과서 좌편향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그는 “좀 심하고 다른 (출판사) 교과서도 상당히 그런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1999년 8월부터 2003년 6월까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최근 ‘좌편향’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용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그가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교육부 검정을 받았다.
그는 교과서 내용에 대해 “북한에 대해 온정적인 것 같고 우리 건국세력에 대해 아주 혹독히 비판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승만 정부의 건국은 우리를 통일시키지 못하고 반쪽 국가가 된 그런 원흉으로 서술하고 있는 것은 사실과 많이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세상이 다 아는 독재국가인데 거기에 대해선 서술이 온화하고, 좌익들이 한 여러 사건에 대해선 전부 다 풀어준 반면, 오히려 그것을 다스린 경찰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역적이 됐다”며 “이렇게 불공평하게 쓴 것은 고쳐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정통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정당하게 세워진 것이고 건국이 됐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이라며 “이 부분을 인정해야 하는데 지금 교과서에선 그런 부분이 매우 약하고 어느 부분에선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요즘 젊은 역사학자들의 성향이 통일세력과 가깝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태어나선 안 될 정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교과서 집필진은 자신들이 교육부의 집필 지침에 따라 썼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지침을 만든 사람이나 집필한 사람이나 성향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권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집필하는 사람, 그것을 감수하는 사람, 집필 지침을 만든 사람들이 상당히 좌편향적인 경향이 있어 그런 교과서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교과서포럼’이 올 초 펴낸 ‘대안교과서’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좌편향)은 상당히 해소됐지만 너무 오른쪽으로 온 느낌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란 것인데, 일제에 대해 너무 온정적으로 기술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이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때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도 통계적으로 다 나왔으니까 사실이다”며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반대편에선 ‘왜 일제에 대해 온정적인가’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