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포럼’ 심포지엄 폭력 난동사태

▲ 30일 오후 교과서포럼 주최 ‘대안교과서 제정’ 심포지엄에 ‘4.19혁명동지회’ 회원들이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데일리NK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 포럼(공동대표 박효종)이 한국 근현대사 대안교과서 제정을 논의하기 위해 주최한 심포지엄 자리에 4·19 단체가 난입해 참석자들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집기를 부수며 행사를 강제 중단시킨 폭력사태가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30일 오후 2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정보관에서 ‘한국 근현대사 대안교과서 이렇게 고쳐 만듭니다’는 주제로 교과서 포럼이 제 6차 심포지엄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4·19혁명동지회 (회장 강재식, 이하 동지회) 회원 30여 명이 진입해 행사장을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심포지엄이 강제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이영훈(경제학) 교수와 안병직 명예교수(한국경제사)가 안면과 복부에 타격을 당해 피를 흘리고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행사장에 난입한 4·19혁명동지회는 4·19 당시 사망한 유족들과 부상자, 공로자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29일 언론을 통해 보도된 교과서포럼의 대안 교과서 내용이 4·19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기습시위와 폭력사태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행사장에 진입해 난동을 부린 후 “4·19혁명의 숭고한 정신을 교과서포럼측이 폄하·왜곡하고 있다”면서 내용이 모두 폐기처분될 때까지 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빠져나간 이후에도 “교과서를 폐기처분 하지 않는 이상 목숨 걸고 싸우겠다” “돌팔이 교수들이 혁명정신을 왜곡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5·16은 혁명으로, 4·19는 학생운동이라고 표현했다는 점, 4·19가 남한 좌경운동의 시발점이 됐다’는 서술 등이다.

동지회 회원이며 용인대학교 교수라고 자신을 밝힌 안승근 씨는 “4.19혁명은 헌법정신으로도 계승되어 있고, 세계 역사에서도 위대한 혁명으로 계승되어 있다”며 “그런데 교과서 포럼은 4.19헉명을 학생운동이라고 폄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우리는 교과서포럼이 주장한 다른 내용은 일견 맞는 것도 있다고 본다. 4.19와 관련한 부분에만 항의할 것”이며 “당초 자료를 준비해와 교과서포럼 측과 이론적으로 토론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일부 흥분한 회원들이 참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지회의 행사장 난입과 폭력행사로 현장을 떠나던 이영훈 교수는 착잡한 표정으로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법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한탄했다. 그는 “이들은 혁명을 얘기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번 심포지엄 폭력사태로 교과서포럼의 대안 교과서 편집본 파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효종 교과서포럼 대표는 이날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에 공개된 편집본은 자료집 수준으로 포럼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 행사장에 난입한 ‘4.19혁명동지회’ 회원들에게 구타 당하고 있는 이영훈 교수 ⓒ연합

▲ 뉴라이트재단의 안병직 이사장이 ‘4.19혁명동지회’ 회원에게 구타 당하고 있다. ⓒ노컷뉴스

▶ 사건 개요 : 30일 오후 1시 30분 박효종 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된 심포지엄은 안병직 교수의 개회사 이후 ‘한국 근현대사의 이해’라는 주제로 유영익, 이영훈 서울대 교수 등의 발제가 이어졌다.

2시 20분경 확성기 사이렌 소리가 울리는 것을 신호로 4·19혁명동지회 회원 30여명이 행사장에 난입,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책상을 뒤엎기 시작했다. 이들은 단상 앞으로 모여 의자를 내던지고 플래카드를 뜯어냈다.

이들은 단상 앞에 앉아있던 교수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회원들은 안병직 교수와 이영훈 교수 등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쓰러뜨리는 등 일방적으로 폭력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안 교수는 찰과상을, 이 교수는 다리 부상을 입었다.

회원들은 강의실 책상 및 의자에 올라가 “어디서 돌팔이 교수들이 4.19의 위대한 정신을 더럽히고 있느냐”며 고성을 질렀다.

▲ ‘4.19혁명동지회’ 회원 중 한 명이 강의실 책상에 올라가 ‘4.19정신 훼손하지 말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NK

회원들은 교과서포럼 관계자들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교과서를 폐기처분 하지 않는 이상 목숨 걸고 싸우겠다” “돌팔이 교수들이 혁명정신을 왜곡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기를 내던지기도 했다.

회원들 또 뒤늦게 건물을 빠져나가는 이 교수를 발견하고, 뒤따라가며 욕설을 퍼붓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 교수는 결국 구급차에 후송돼 자리를 빠져나갔다.

행사주최측은 이 날 2시 45분께 “행사를 취소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행사장을 점거하고 있던 동지회 단체들도 오후 3시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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