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간 盧 “민주세력 무능론 경계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요즘 민주주의의 역사를 냉소하고 비방하는 이들,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누구보다, 언제와 비교해서 무능하고 실패했다는 말이냐”면서 “군사독재가 유능하고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세력은 모든 면에서 87년 이전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가고 있다”며 “여야 정권교체, 군위주의 문화 청산, 정경유착과 권력형 부패 단절, 과거사 정리 등을 통해 진정한 국민주권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노 대통령은 “군사정권의 경제성과를 굳이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군사정권의 업적은 부당하게 남의 기회를 박탈하여 이룬 것”이라며 “그 업적이 독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업적이었다는 논리는 우리 국민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관계 역시 일방적인 의존관계에서 상호 존중의 협력관계로 바뀌고 있다”면서 “자주국방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부활을 경계하고 나섰다. 이는 범여권 통합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역 연대론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5년 전 광주시민들은 영남 사람인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국정 운영과 정부 인사에서 지역 차별을 한다는 비판은 사라지고 있다”며 “영남도 국민의 30%가 지역 당을 지지하지 않는 등 화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게 더 남은 힘이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안타깝다”며 “국민 여러분의 깊은 헤아림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각 정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의 정당성을, 범여권은 ‘대통합’ 목소리를 높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5∙18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움으로써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열린당 의장은 “2007년 5월 광주의 영령은 통합이다. 남북의 미래도, 사회갈등도, 평화개혁세력의 역사도 키워드는 통합”이라며 “광주의 영령이 우리에게 이것을 명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진정으로 5.18 정신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며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을 통해 대선승리를 이뤄내 5.18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정권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