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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12일 ‘민중의 소리’ 날조기사에 성명을 발표하고 법적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친북성향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민중의 소리’는 8일 “북 인권대회, 김정일 정권 타격 계기” 제하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류근일씨는 박정희 군사정권을 ‘동방의 횃불’이라고 찬양하는가 하면, 광주시민항쟁 당시에는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세운 경력의 소유자”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류 전 주필은 12일 “단 한번도 공사석과 언론지면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동방의 횃불’이라고 발언하거나 쓴 적이 없으며, 광주시민을 폭도라고 발언한 적도 없고 쓴 적도 없다”며 법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표주연 기자는 류 전 주필 발언의 출처근거를 묻는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추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당분간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류 전 주필과 이번 사건에 관한 몇 가지 쟁점에 대해 물었다.
-‘민중의 소리’는 12일 현재 ‘박정희 정권을 동방의 횃불’이라고 찬양하는가 하면,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아세운 경력의 소유자’라는 기사의 근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비슷한 의미의 발언도 한 적이 없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비슷하게 찬양한 적도 없다. 다만 박정희 정권의 공과에 대한 분석을 해왔다. 광주시민을 비하한 발언도 한 적이 없다. 광주시민을 ‘폭도’라고 몰아세우고 내가 어떻게 아직 펜을 잡을 수 있겠는가.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한 개인에 대한 매우 악의적인 비난으로 보인다. 이런 기사를 내보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매체의 성격을 알지 못한다. 잠깐 들어가서 관련 기사를 봤는데,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아마 그런 관점에서 나온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왜 그렇게 기사를 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짐작도 하기 힘들다.
-언론인으로서 기사를 보고 드는 심경은.
일단 기사가 매우 부정확하다. 기사는 그 출처와 근거를 명시해야 하는 원칙을 가진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민중의 소리 기사는 그런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소설이 있고, 사실은 없는 것이 어떻게 기사가 되겠는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고 ‘민중의 소리’에서 사과를 해온다면 법적 대응을 취하하겠는가?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다. 내가 그동안 수 십년동안 써온 잡지, 칼럼, 연설문을 다 뒤져도 ‘동방의 횃불’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법정에서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정으로 가려는 것이다. 사필귀정이다.
-열린우리당 중진의원들이 발표한 북한인권대회 관련 성명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라고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한 부분이 과도하다는 해명이 나왔는데.
그것은 추후 설명에 불과하다. 제3자는 글의 문구를 가지고 평가한다. 성명의 문안과 문구가 중요하다. 북한 당국에 ‘탈북자 고문하지 마라’ ‘공개처형 하지마라’고 할 소리 하는데, 그것이 전쟁하자는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문제다. 나중에 물어보면, 구차하게 변명을 한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