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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주년을 맞아 대학생들이 ‘북한인권선언’을 발표했다.
광복절인 15일,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대학생 10개 단체는 동국대학교 학림관 소강당에서 <북한인권과 통일을 위한 대학생 심포지엄>를 공동 개최하고, ‘대학생 북한인권 선언’을 채택,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탈북 대학생 모임인 <통일교두보>,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생연합> 소속 회원들과 남한의 대학생 모임인 <북한민주화학생연대>, 명지대학교 <한울림>, 이화여자대학교 <헬로우(Hello) NK>, 전북대학교 <북극성>, 한동대학교 <통일준비위원회>, 원광대학교 <인권의 빛>, 전북대학교 <하눌타리>, 해외 대학생 모임으로는 <링크(LiNK) 서울지부> 등 10개 단체 50여명의 운영진들이 참석했다.
대학생들 주도로 북한인권 관심 높이는 것 목적
이들은 ‘대학생 북한인권선언’에서 “지성을 대표하는 상아탑의 주인으로서, 우리와 미래를 함께 하여야 할 북한 동포들의 인권실태에 침묵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과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북한 땅에 인권의 빛이 비춰지는 그 날까지 대학생들이 앞장 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자”고 주장했다.
심포지엄을 제안한 <북한민주화학생연대> 김익환 대표는 “각 지역의 청년들이 모여 인권과 민주주의, 통일의 의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대학생들의 주도로 남한 내에서 북한 인권과 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이런 자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은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와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김태진 공동대표가 ‘북한의 현실과 인권실태’라는 주제발표를 한 후, 각 단체의 대표들이 활동방향을 토론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유 교수는 “최근 몇 년간 국내외적으로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증거자료들을 수집, 분석하고 국내외 NGO와 UN등 국제기구의 연대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인권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공동대표는 대학생들이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감격하며 “내 필생의 목표는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것, 남한의 학생들이 북한을 바로 알 수 있도록 모임을 활성화시키는 것, 북한 주민들이 자신의 처지가 김정일 독재체제에서 비롯됐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생들이 앞으로 많은 활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후 전북대학교 <북극성>이 ‘한국 대학생이 바라본 북한의 문제’, <링크(LiNK) 서울지부>가 ‘해외의 대학생이 바라본 북한의 문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대학 10개 단체, 50여명의 운영진들이 참가했다. |
“전사회적으로 北인권개선 목소리 높이자”
<북극성> 문장률 회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혹한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북한을 외면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서 책무를 버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대학생은 물론 정부와 언론,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때”라고 주장했다.
<링크(LiNK) 서울지부> 빈나리 학생은 한국과 미국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LiNK의 활동내용을 보고하고, 한국의 젊은이들도 ‘북한인권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화여대 <헬로우(Hello) NK>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다녀온 중국 연변지방 답사보고에서 “북중 국경 지역에서 북한을 바라보며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유로운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로 나뉘어져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태어난 게 소중하고 감사하단 걸 느끼게 됐고, 북한 땅에도 자유와 민주주의가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게 됐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심포지엄의 마지막 순서로는 각 모임의 대표들이 ‘북한인권과 통일을 위한 전원토론회’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대학생들이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대학생 북한인권 선언>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건설자들과, 우리보다 먼저 이 땅의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투쟁하였던 선배들의 고귀한 정신을 따르고자 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한반도는 냉전의 굴레를 쓰고,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습니다. 이 비극은 전쟁이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우리를 반목과 질시라는 쇠사슬에 묶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는 이 녹슨 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여전히 이산가족들조차 자유롭게 상봉할 수 없고, 이 땅에는 전쟁의 공포가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이 순간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북녘의 동포들이 겪고 있는 가슴 아픈 인권현실입니다.
지성을 대표하는 상아탑의 주인으로서, 우리와 미래를 함께 하여야 할 북한 동포들의 인권실태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과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는 것을 우리 대학인들은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제 3국을 유랑하고 있는 수많은 탈북자들의 비참한 현실은 익히 우리에게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북한에 존재하는 정치범 수용소는 범인(凡人)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인권탄압이 자행되는 곳으로, 북한주민들의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말살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모든 반(反)인륜적인 처벌과, 북한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제약하는 일체의 제도들에 대하여 북한정부의 근본적인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 입니다.
한반도의 가시적인 평화협상도 중요하지만, 남북 위정자들의 회담 뒤에 소외된 수많은 이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소리 높여 말해야 하며, 이는 응당 우리가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태만과 위선속에 이미 너무나도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과 억울함 속에서 죽어갔습니다. 더 이상의 외면은 사치스런 우리들의 변명에 불과할 뿐이며, 이는 훗날 역사가 준엄히 심판할 것입니다.
언젠가 남과 북이 하나 되는 날, 우리는 오늘을 기억하며, 고통 받는 그대들을 위해 힘썼노라 고백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속히 북한 땅에 인권의 빛이 비춰지기 위해 우리 대학인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아래와 같이 주장하는 바입니다.
1. 남, 북한은 제 3세계에서 유랑하는 탈북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인도주의적인 지원과 실제적인 구제 방안을 모색하라.
2. 한국정부는 6.25 전쟁 납북자들을 포함한 모든 납북인사들의 생사확인과, 송환에 대하여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라.
3. 북한은 운영 중인 모든 강제수용소들을 폐쇄하고 각종 고문, 연좌제, 공개처형 등의 반(反)인륜적인 형벌을 중지하라.
4. 북한 정부는 주민들의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체의 감시, 처벌 체계를 철폐하라.
5. 한국정부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인륜적인 범죄들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에 착수하라.
6. 한국의 언론들은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이를 국제사회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책임이 있음을 주지하기 바란다.
7. 우리가 주장하는 북한인권운동은 어떠한 정치적 관계를 초월하여,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라는 순수한 가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를 정치적 태도로 매도하는 행위에 대하여 우리는 주목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자유를 향한 위대한 행진으로 기록 될, 본 선언에 참여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2005년 8월 15일
명지대학교 한울림 / 북한민주화학생연대 / 원광대학교 인권의 빛 / 이화여자대학교 Hello NK / 전북대학교 북극성 / 전북대학교 하눌타리 /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생 연합 / 한동대학교 통일준비위원회 /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