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서울 도심 정상회담 찬반 격돌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한복판인 광화문 주변에서 보수, 좌파 진영의 단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데일리NK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찬성과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좌파진영의 대규모 집회와 이를 반대하는 보수측의 시위가 한 장소에서 진행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보수단체 연대모임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는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북핵폐기 북한해방 8·15국민대행진’을 개최하고 ▲정치적 이벤트 남북정상회담 반대 ▲북핵 완전폐기 ▲선군(先軍) 폐기와 북한인권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 집회에는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또 좌파정권으로 인해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수호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이용해 ‘대선교란책동’을 벌이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는 정권 연장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고 성토했다. 집회가 끝난 후 4시경부터 참가자들은 집회 장소인 종묘공원에서 탑골공원을 거쳐 종로1가 삼성타워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대학로에서는 11시부터 한국진보연대 준비위원회가 남북정상회담 환영과 미군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보수단체 회원 2천여명이 군복을 입고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데일리NK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종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데일리NK

▲보수단체 회원들이 ‘선군독재타도’, ‘한미FTA 비준’이 적힌 글자판을 흔들고 있다.ⓒ데일리NK

▲ 보수진영 집회에 전국의 고엽제 전우회 수십대의 봉고차를 이끌고 참여했다. ⓒ데일리NK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빈민연합, 한국대학생총연합회(한총련) 등 35개 단체 소속 5000여 명의 회원들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집결해 집회를 마치고 종로3가~을지로1가~종로1가~교보 소공원까지 차선 3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했다.

가두 행진을 마친 이들은 서울 종로구 교보 소공원 앞에서 ‘반전평화 자주통일 범국민대회’를 열고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등 한미합동 전쟁훈련 중단 ▲한반도 평화체제에 역행하는 한미예속동맹 해결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남북정상의 상봉이 한반도 평화, 민족 공동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획기적인 회담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어렵게 하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을 완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보수와 좌파진영 단체들이 같은 시간 같은 도로에서 대규모 집회 열려 충돌 가능성이 있어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날 각 진영의 집회가 끝난 후 가두행진을 벌여 종로2가~광화문사거리 전 차로가 통제되는 등 도심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져 이 지역을 지나는 시민들에게만 피해가 돌아갔다.

한편, 좌파진영 집회 참석자 중 상당수가 도로를 점거한 대열 후미에서 술을 마시는 등 상식에 벗어난 행동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민노총, 한총련 등 좌파단체들도 이날 광화문 주변에서 ‘반전평화 자주통일 범국민대회’ 참석자들이 종로-광화문 거리 10차선 도로를 완전히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데일리NK

▲가두 행진에 앞서 대학로에서 열린 ‘8.15민족통일대회’ 참석자들이 풍선을 흔들고 있다.ⓒ데일리NK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주한미군 철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데일리NK

▲이날 좌파 진영의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도심 도로에서 행진중 술판을 벌였다.ⓒ데일리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