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3호’ 발사는 2.29 베이징 합의 위반”

북한이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4월 중순에 ‘광명성 3호’를 발사하기로 한 배경에는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관련 입장 차이가 반영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최근 방미 중 미국측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에서 미북합의 이행을 다짐하며 미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밝혔다.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까지 쏟아진 와중에 북한이 돌연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해 북한이 긴장모드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아닌 평화협정을 위한 6자회담을 요구했다”면서 “2.29 합의문을 명료화 하는 단계로까지 미국 간의 대타협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모종의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한 달 후의 발사를 예고한 것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으로 그동안 북한이 보였던 강압적인 외교행위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광명성 1, 2호’를 발사하면서 평화적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기술로 의심했다. 북한은 핵무기와 무관하다고 강변하겠지만 ICBM이 핵탄두를 장착한다는 점에서 미북 합의한 비핵화 사전조치 중 한 가지인 ‘핵 및 미사일 개발 모라토리엄 선언’을 위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판단을 두고 봐야 하지만 비핵화 회담이 질곡에 빠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과의 협상이 잘 되면 미사일 발사를 거두면 되지만, 발사를 하게 되면 모라토리엄 선언은 무시하고 없었던 일로 된다”면서 “미북 관계가 일순간에 사라지는 것으로 상당부분 대외관계 단절을 각오하고 나온 행보”라고 설명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미북 합의에서 핵·미사일 개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지만, 미사일이 아닌 ‘평화적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해 자신들의 명분을 확고히 보장 받기 위한 것”이라며 “6자회담을 앞두고 평화적 인공위성 발사는 계속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권력기반이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권력기반이 약한 김정은이 체제안정화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대내·외적으로 체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오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권력 안정화를 위해서는 군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군부의 지지를 확보하고 군사지도자로서 정치적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4차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축포를 쏘아올려 체제가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대외적으로 위기 조성을 통해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으로의 권력 재편 과정에서 내부의 진통이 있는 것 같다”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자, 군부의 강경주의자들이 타협안에 대해 제동을 걸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통해 경제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주민들로 하여금 지도자 김정은의 위대성을 결집시키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가 필요했을 거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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