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중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연쇄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주 중 4~5개국 6자회담 수석대표간 연쇄 양자회동이 잡혀 있어 다음 달 재개될 6자회담에서 북핵폐기의 조속한 진전 방안에 합의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교섭이 이번 주 절정을 이루게 됐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7일 방중할 예정이며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27일 중국을 방문할 계획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26일 방중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4개국 회담 수석대표들이 27일부터 동시에 베이징에 머물게 된다.
여기에 더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28일 방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28일이면 6자회담 참가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5개국의 수석대표들이 베이징에 모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현재까지 한-중.미-중.중-일 등 양자 수석대표 회동만 예정돼 있을 뿐, 3자 이상의 다자회동은 예정된 바 없다”며 확대 회담에 따를 수 있는 기대감을 경계했다.
그러나 회담 수석대표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만큼 현장의 역동성이 작용해 비공식 6자회담 성격의 다자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4~5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외교 이벤트’가 성사될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번 주 중 베이징에서 있을 각국 수석대표들간의 연쇄회동은 사실상 1년여만에 재개될 6자회담의 예비라운드 구실을 하게 될 전망이다.
각국은 베이징에서 이뤄질 연쇄 회동 결과를 근거로 차기 6자회담의 일정과 차기 회담에서 기대할 목표치 등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베이징 회동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뤄질 북미 대화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인식이다.
정부 당국자는 “회동 성사여부는 알 수 없지만 6자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마당에 김 부상이 베이징에 와서 힐 차관보를 만나려 할 경우 힐 차관보가 만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한.미.일 수석대표 회동과 20~21일 베이징 미.중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국들은 차기 회담에 대한 전략과 목표 등을 어느 정도 논의한 상태다.
따라서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간 양자 회동이나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하는 다자 회동이 성사된다면 6자회담에 앞서 북한과 나머지 참가국들이 갖고 있는 기본 입장과 요구사항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 북미간 직.간접 대화가 성사된다면 지난달 31일 북.미.중 3자협의에서 모호하게 합의된 방코 델타 아시아(BDA) 북한계좌 동결문제 해법과 관련한 양측 입장을 분명히하고 회담 재개시 설치예정인 ‘금융문제 워킹그룹’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측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와 그에 대해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제공할 상응조치 간 절충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담에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로 영변 5MW 원자로 등 핵시설의 동결과 핵무기 및 프로그램 현황 신고 등을 요구하기로 북한을 제외한 관련국들이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했을때 관련국들이 제공할 인센티브가 무엇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이 사전 대화를 통해 상호 요구사항의 최대.최저치를 확인하기만 해도 회담 준비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미간 사전조율에서 서로의 요구수준이 과도한 차이를 보일 경우 차기 회담은 초기 조치에 대한 북미간 샅바싸움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북미 수석대표가 이번에 얼굴을 마주 하지 못하더라도 상시적으로 대북 대화채널을 열어 놓고 있는 중국을 통해 북미간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