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중단 28개월…한숨만 커지는 현대아산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개성 관광이 중단된 지 2년이 훌쩍 넘어서면서 대북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한숨소리도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관광 재개에 대한 남·북한 당국간 입장차가 커 마땅한 출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의 관광재개 요구와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대응만을 예의주시할 뿐이라는 것이 현대아산 측의 설명이다.


관광사업의 최대 수혜자였던 북한은 최근 관광 재개 촉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달러 인출기’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금강산 관광 등이 중단된 지 2년이 넘어서자 점점 몸달아하는 눈치다.


앞서 북한은 9월 중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선(先) 제의한 속내가 관광재개에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상봉행사 실무회담에서 북측은 남측이 원하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면회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금강산관광 재개 협의가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나섰다.


관광사업 중단으로 연간 3,000만 달러 상당의 수입원이 막히자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카드’로 남측을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관광중단이 지속되면서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25개의 협력업체의 피해 역시 적지 않다. 대북사업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 쓴 것이다. 최대 우량주가 될 것으로 생각했던 관광사업이 그룹 운영에 적치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아산 측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에 대한 투자비로는 토지 및 사업권을 명목으로 4억8669만 달러를 북한에 지급했고, 건물신축과 개보수 등의 비용으로도 2268억 원을 이미 사용했다.


또 관광이 가장 활성화됐던 2007~2008년 관광객 수를 기준으로 손실액을 계산했을 때 10월말 현재까지 3,685억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현대아산 측의 계산이다. 북한의 금강산 및 개성관광과 관련된 30여개 업체들의 매출손실도 같은 기간 1,347억 원에 달한다.


인원감축도 이어졌다. 1년 단위로 계약해왔던 조선족 직원과 관광조장 인원 등은 계약이 중단됐다. 관광 중단 전 1,084명에 이르던 직원들은 경영지원팀, 관광부서팀, 건설지원팀을 포함 현재(11월1일) 309명으로 대폭 줄인 상태다.


금강산지구 내에는 현대아산 측 직원 12명, 협력업체 직원 4명 등 총 16명만이 남아 관광재개를 대비한 시설관리만 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아산의 경제적 손실에 따라 통일부는 지난달 22일 현대아산에 남북협력기금 70억 원을 대출했고, 이 돈은 협력업체 25개사에 지원됐다. 지난해 1월에도 협력업체에 기금 50억 원을 대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을 만나 금강산 및 개성관광재개 등에 합의했을 때만해도 기업 내부에서는 조만간 관광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당시 김정일은 관광객 사망 사건과 관련,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면담에서 말했다는 것이 현 회장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를 북한의 공식 해명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3월 북한의 폭침으로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은 관광재개 가능성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상황전개에 현대아산도 직접 관광 재개에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북한의 공세적 관광재개 요구와 정부 내 일각에서 남북관계 개선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상황의 진전 가능성을 지켜볼 뿐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2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남북 당국간 실마리를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관광재개를 위해서는 남북간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돈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화해협력 대북정책 속에 최대 호황을 누렸던 현대아산의 대북관광사업은 북한이 우리 측이 요구하고 있는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안전보장이라는 관광재개를 위한 3대 조건에 얼마만큼 호응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아산도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국내관광이라든지, 건설 분야를 강화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채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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