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경색에도 남북합작 평양치킨집 ‘성시’

“다음주 수요일(29일)께 평양에 들어가서 1호점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2호점 개점 계약서를 북측과 작성할 계획입니다.”

남북 당국간 관계가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채 악화 양상이지만, 남한의 ‘맛대로촌닭’이 북한의 ‘락원무역총회사’와 합작해 지난 6월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문동에 문을 연 ‘락원 닭고기 전문식당’이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맛대로촌닭’ 서울 본점의 최원호(49) 사장은 22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평양 1호점의 한달 매출액은 1만8천 유로(약 3천180만원)로 주민들이 매장 앞에 줄을 서서 먹을 정도이고, 특히 배달이 잘 된다”고 말했다.

하루 매출이 남한 돈으로 100만원 정도이니 하루 100마리 정도의 닭이 소비되는 수준이라는 것.

평양 1호점에서 취급하는 메뉴는 미나리와 생강, 계피 등 7종의 부재료를 섞은 찜닭인 ‘평양칠향계’와 양념을 넣고 야채와 떡, 닭고기를 볶은 ‘어머나 촌닭 떡볶이’ 등 남한과 꼭 같다.

배달 주문이 이어지는 평양칠향계는 남한 돈으로 따지면 1만4천원이고, 연인 등 젊은층이나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닭꼬치는 1천200원 정도로, 남한과 별 차이가 없다.

북한의 비공식 환율이 1달러에 북한돈 3천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한달에 몇 만원 버는 일반 주민들에겐 무척 고가이다.

그럼에도 가게가 잘 되는 이유에 대해 최 사장은 “지난 6월 수천개 보낸 배달 용기가 다 떨어졌다는 것을 보니 배달이 무척 많은 것 같다”며 “신분 노출을 꺼리는 당 간부들이 많이 주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닭고기는 북한에서 직접 조달하지만 양념과 떡볶이 떡, 당면 등 식재료와 배달 용기는 남쪽에서 보내는데 모두 동나 다음주 배편으로 보낼 예정이다.

최 사장은 “잘 될까 궁금했는데 의외로 잘 되고 있다”면서 다음주 방북 때 북측과 2호점 개점 계약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호점을 통일거리에 열기로 이미 북측과 구두 합의했다는 것.

그는 “1호점 개점 때는 상호를 놓고 북측과 많이 다퉜는데, 이번에는 ‘맛대로촌닭’이라는 상호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을 쌓은 만큼, 2호점 개점엔 1호점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기간도 단축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겨울에는 실내 장식이 조금 힘들므로 내년 봄 개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주일가량 북측 강원도 원산과 덕성탄광, 함경도 등도 둘러보고 내달초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라는 그는 “10가지 정도 사업을 북측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