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북핵대처 의문점 여전

과학기술부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진앙 확인 등 과학적 탐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논란과 관련, 24일 박영일 차관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실책을 일부 시인하고, 지진 관측소를 증설하는 등 시스템 재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그간의 ’해명 종합판’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

◇ 지질연, 기상청 자료 언제 받았나 = 핵실험 사태가 불거진 9일 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이 부정확한 진앙지를 발표한 경위에 대해 ’말이 엇갈린다’는 의혹이 분분했다.

기상청이 당시 자체 측정한 북한 진앙지 데이터를 지질연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질연이 이 자료를 얼마나 빨리 받아봐 내부 수치와 비교해봤는지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9일 오전 10시35분께) 핵폭발로 추정되는 지진이 일어난 후 10시40분, 10시45분, 11시30분 세 차례에 걸쳐 지질연과 기상청 사이에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견교환’이 지질연이 기상청으로부터 실제 진앙지 좌표를 받았다는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지질연 측 관계자들은 “오전 11시5분께 청와대에 자체 분석한 진앙지 결과를 보고했으며 기상청의 좌표 데이터는 그 뒤인 11시30분에 받았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지질연은 핵실험 등으로 인한 인공지진을, 기상청은 그 외 자연지진을 측정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지질연이 청와대 보고 전에 기상청 자료를 재빨리 비교했으면 데이터 오류를 줄일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 아리랑2호 여전히 ’베일 속’ = 과기부가 핵실험 현장을 촬영할 수 있는 다목적실용위성2호(아리랑2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혹’ 역시 아직 시원스러운 해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박 차관은 “핵실험이 예고된 10월3일부터 실험 당일인 9일까지 (국가안보기관을 통해) 3곳의 좌표를 받아 북한 지역을 촬영했다”며 “3일부터 9일까지 과기부가 위성 촬영을 못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차관은 이 때 촬영한 3곳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는 “안보기관과 논의 문제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과기부 측은 위성의 운영 주체에 대해서도 “10월3일 이후에는 국가안보기관의 요청에 따라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라고만 말해 이 사안과 관련해 과기부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16일 찍은 것으로 알려진 핵실험지 사진도 촬영 경위가 수수께끼다. 위성의 관리 기관인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국가정보기관에서 얻은 좌표로 촬영을 하고 있으며 10일부터는 촬영 좌표가 계속 똑같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질연은 15일에야 진앙지 데이터를 최종 수정해 발표한 바 있어, 16일자 사진이 어디서 나온 좌표를 근거로 찍혔는지 아직 수수께기다.

◇ 방사능 탐지 도입 ’사후약방문?’ = 우리 정부가 핵실험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유도 의문거리.

박 차관은 “과기부는 지금껏 원전 사고 등으로 인한 ’환경방사능’ 감시에만 주력했기 때문에 핵실험 탐지용 시설은 부족했다”며 “핵실험 여부를 판정하는 제논 물질 탐지 장치는 스웨덴으로부터 임시 도입한 상태며 조만간 기기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기부는 북핵 위협이 지난 10여 년 간 지속된 상황에서 왜 이제 와서야 제논 탐지기를 들여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스웨덴에서 들여온 제논 탐지기를 둘러싸고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과기부는 스웨덴과 이 기기와 관련해 비밀을 지키기로 했다며 기계 위치와 검사 발표일 등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측정 장비에 어떤 민감한 사안이 있어 이런 보안을 유지하는지에 대해 일절 설명이 없어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차관 역시 브리핑 현장에서 “제논 탐지 결과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나 두 나라 간의 합의 사항 때문에 더 이상 말하기는 힘들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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