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평양거리…조지 오웰 ‘1984년’ 떠올라”

▲ 평양 순안공항의 전경. 북한의 공항, 철도 역에는 항상 김일성 초상화가 걸려 있다.ⓒ이수정

2008년 8월, 낮은 천장의 좁은 비행기 좌석에 앉았을 때, 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나는 불편함에 몸을 뒤척이며 승무원이 건넨 신문을 펼쳤다.

한 통통한 노인의 흑백사진이 신문의 한 페이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진 위엔 굵은 글씨로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동지, 함주 돼지농장 방문”이라는 머리 기사가 쓰여 있었다. 무슨 장난인가 싶어 전체기사를 자세기 읽어보니, 정말로 기사는 북한 함주지역 돼지농장을 그 독재자가 방문한 데 관한 것이었다.

몇 분 후, 비행기는 이륙했고 난 창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래로 보이는 중국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말 북한의 수도 평양에 가게 되는 것인지 반신반의하며 눈을 감았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한국정부로부터 북한방문 허가를 받으려고 노력해왔다. 2006년 여름에는 북한을 가기엔 내 나이가 어리다고 했다. 2007년에 갈 수 있었지만, 북한이 정치적인 이유로 모든 남한사람의 방문을 금지했다. 2008년 여름에는 내가 출발하기 4주 전에 남한의 한 관광객이 금강산에서 북한 병사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북한을 방문하였다가 억류당하는 일은 더러 있었지만, 관광객이 사살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한국 미디어에서는 이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비난하기 바쁜 사이에, 나는 그 허점을 통과할 수 있었다.

북한에서 보낸 4일은 큰 충격이나 불신, 어떤 종류의 심오한 깨달음도 없었다. 상당한 의료 기부를 한 단체에 속해있는 한국의 한 집단인 우리를 그들은 예외적으로 잘 대해줬다.

우리는 김정일, 김일성을 모시는 탑과 동상을 포함한 많은 관광지를 방문했으며, 잘 훈련된 북한 가이드와 동행했다.

어느 곳을 방문하든 그 때마다 가이드는 우리가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그 장소에 모든 사람이 떠나고 없는지를 확인했다. 우리가 북한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일체 허용되지 않았다. 우리가 그들이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버스 안에 있을 때였다.

어떤 면에서는 평양도 여느 다른 곳과 마찬가지였다. 도시에 있음직한 거의 모든 것들, 빌딩, 거리, 지하철 및 상점들이 평양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은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텅 비어 공허했다. 걷고 있는 시민들은 서로 이야기 하지 않았으며 아무도 웃지 않았다.

“김정일과 함께라면 우리는 할 수 있다”, “김일성 동지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 “싸워서 이기자”고 선전하고 있는 조선노동당 포스터만이 내가 거리에서 발견한 유일한 특색이었다. 이러한 평양의 어색하고 부자연스런 모습은 조지 오웰의 ‘1984년’을 생각나게 했다. 나는 이 도시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여름에 내가 본 것은 북한의 가장 비현실적인 모습이었다. 다수의 사람들은 식량부족과 인권 유린으로 고통 받고 있었지만, 상위 특권층은 깨끗하고 잘 계획된 모습의 이 도시를 즐기고 있었다.

2008년 8월 한국은 건국 60주년을 맞이 했다.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이래, 문화, 경제 및 일반복지에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그러한 복지는 북한이 여전히 불확실한 공산국가로 남아있는 한 결코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민주사회로 돌아오는 날, 나는 북한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나처럼 생겼고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정말 모르겠다.

▲ 북한의 정권 수립 60주년을 기념해 열릴 행사에 동원된 학생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이수정

▲ 북한의 주요 건물에는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각종 선전구호가 설치돼 있다. ⓒ이수정

▲ 북한이 제작한 이런이 동화와 소설 책들. 대부분 반미를 주제로 한다.ⓒ이수정

▲ 김일성이 태어났다는 만경대 고향집의 모습. ⓒ이수정

▲ 백두산 천지를 오르는 길. 경비 군인이 안내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수정

▲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밀영’ 근방에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을 우상화하는 선전물들이 설치돼 있다.ⓒ이수정

▲ 김정일이 태어난 곳이라고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백두산 오두막 집.ⓒ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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