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정치’ 주력 김정은, 2016年엔 경제 내세워 주민 달래”

2016년 북한 신년사의 가장 큰 특징은 핵이나 무력을 내세우지 않고 ‘경제강국건설’을 부각한 점이다. 지난해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당과 군대, 사상강국을 과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신년사에선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을 통한 경제강국건설을 집중 내세웠다.

김정은이 이 같이 경제강국을 우선 내세운 것은 공포정치와 당 중심으로 한 체제 정비로 자신만의 권력 기반을 어느 정도 구축한 만큼, 내년에는 친(親)인민애를 집중 선전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때문에 집권 5년차부터는 경제문제와 관련한 김정은식(式) 정책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경제적 성과, 김정은 치적으로 선전할 듯”= 이번 신년사에서 경제 부문에 있어서는 전력과 석탄, 금속공업, 철도운수부문이 경제강국건설의 핵심 요소로 언급됐다. 지난해 “농산과 축산, 수산을 통한 인민생활향상”을 우선과제로 제시했지만 올해에는 북한 경제의 근본적인 회생을 가져오기 위해 중공업 분야 발전을 우선 강조했다. 특히 오는 5월 열리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경제 부문에 앞서 언급해 당 대회를 앞둔 경제적 치적 쌓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민생활향상”도 중공업 활성화에 뒤 이어 강조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농산과 축산, 수산 부문이 혁신 과제로 제시됐으며, 경공업 부문의 현대화와 건설 및 산림복구의 활성화, 과학기술 향상 등도 언급됐다. 특히 김정은은 “우리 당은 인민생활문제를 천만가지 국사가운데서 제일 국사로 내세우고 있다”는 표현을 통해 인민생활 개선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시장의 확대로 주민생활이 다소 개선된 점 등을 들어 북한은 김정은을 친인민의 지도자라는 선전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일 데일리NK에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이 그간 당과 군대를 중심으로 권력 기반을 다져왔으니 이제는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완전한 체제 정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그 어느 해보다 경제 분야에 있어 구체적인 주문이 많고, 군사나 대외관계를 제외한 전 분야가 경제와 깊이 연관돼 있는 걸 보면 경제 부문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 교수는 “특히 이제까지와 달리 ‘핵·경제 병진노선’을 언급하는 대신 경제 부문에서의 과제만을 강조한 것은, 경제 발전을 보다 안정적이고 평화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정세 변화에 따라 핵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일단은 경제 발전에 가장 집중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김정은 정권 들어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 개선돼 왔지만 유난히 지난해에는 국가 경제가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침체된 경제를 개선시킬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 2016년에는 경제 문제를 특별히 중요한 과제로 다룰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시기상으로 볼 때 5월에 있을 제7차 당 대회전까지 큰 성과를 내긴 어렵기 때문에 아마 김정은은 그 이후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면서 “당 대회를 기점으로 점차 실질적인 경제 변화를 주는 게 김정은으로서는 자신의 성과에 의미를 두기가 더 좋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 “경제 관련 제도화 가능성, 개혁개방 전망은 시기상조”= 다만 이번 신년사에서 뚜렷한 경제 정책의 변화 기조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제강국건설의 과제를 제시하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김정은식 경제 정책의 완성된 그림은 제7차 당 대회가 임박해서야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나선특구 종합개발 계획이 나온 바 있고 올해 신년사에서 ‘수입병’과 같은 용어가 사라진 점은 두드러지나, 신년사만으로 개혁개방의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임 교수는 “이번 신년사를 통해 경제 분야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는 확인됐지만 경제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 “신년사에서 언급된 경제정책들은 여태 추진해온 것들로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방향을 제시해오는 것에 그쳤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를 반드시 내야겠다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외부에서 기대하는 건 김정은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벗어난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그림이겠지만 그런 뉘앙스는 이번 신년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김정은이 제시하는 경제 정책은 무엇이 됐든 어차피 사회주의 틀 안에서 나올 것이고 그것은 ‘공식적인 경제’이니 장마당과 같은 ‘비공식 경제’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올해 신년사에서 개혁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이유는 자칫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포기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장화 등이 어느 정도 제도화 되는 등 개혁개방 기조가 김정은이 언급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노선으로 다듬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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