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정치’에 의존하는 김정은의 미래는

최근 북한 김정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4월 30일 ‘수령영도 거부죄’로 북한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총살됐다고 한다.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졸고 있는 모습이 목격이 되었고 김정은의 지시에 대꾸를 하고 이행하지 않았으며, 김정은에 대해서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2012년 7월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던 리영호의 숙청과 지난 2013년 12월 장성택을 공개처형한 이후에 한국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최고위급에 해당하는 간부의 공개처형 사건이 이루어 진 것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최고위급 권력자들이 17개월 만에 한 명씩 숙청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김정은 집권 3년 5개월 동안 숙청된 인물은 아버지 김정일 때의 7배에 해당하는 70여명에 달 한다고 한다. 최측근들에 대한 숙청은 지난 몇 년 동안 숙청을 단행할 만큼 김정은의 권력이 공고화되었다고 볼 수 도 있지만, 그 반대일 경우일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권력에 자신감이 있다면 조그만 실수를 하더라도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 수 있는 아량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권력이 안정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최고위급 권력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김정은 자신에게 모두 위협적인 행동으로 인식될 수 도 있다. 자신이 연설을 할 때 삐딱하게 앉아 있었다는 이유로 졸고 있다는 이유로 고사총으로 공개처형을 하는 것을 어느 누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까?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그만큼 모래성 위에 쌓아놓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 볼 수도 있다. 특히 숙청의 대상이 군부에 몰려 있다면 그 만큼 군부 장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다.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비롯해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김철 인민무력부 부부장, 노경준 최고사령부 1여단장 등 군부의 실세들이 줄줄이 김정은에 의해서 숙청된 사건은 북한 군부가 김정은의 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세력이라는 현실인식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쯤해서 김정은 집권 3년 5개월 동안 김정은이 보여줬던 행태를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뒤 김정은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취해왔다. 마치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시의적절한 이야기 거리라도 제공하려는 듯 의도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집권 초기 김일성의 젊은 때의 모습을 연출하는가 하면 2012년 모란봉 악단의 공연에서는 미키마우스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부인 리설주와는 팔짱을 끼고 과거의 북한권력자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프로농구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을 직접 초청해 경기를 관람하고 다정한 모습을 연출해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의 북한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과거 북한의 권력자들과 다른 모습의 김정은을 보면서 적지 않은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집권 후 왕성하게 활동하던 김정은은 지난 2014년에는 노동당 창건일에도 불참하는 등 40여일의 기간 동안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면서 실각설과 쿠데타 설 등 각종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14년 9월 3일 모란봉악단 공연을 마지막으로 40여 일 동안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김정은은 어느날 갑자기 지팡이를 짚고 다시 공개적인 자리에 나타났다.


그것뿐이 아니다. 김정은은 핵을 놓지 않은 채 경제개발이라는 노선을 채택했다. 마치 경제개발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과시라도 하듯이 각종 경제조치들을 쏟아 냈다. 2013년 5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경제개발구법을 채택한 이후에 2013년에는 13개구를 2014년에는 6개구를 추가 지정 발표하였다. 2014년 6월 11일에는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을 공식화했다. 그 뿐 아니라 올해 2월에는 두만강 하구에 무비자 국제관광구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를 했다. 물론 이 모든 조치들이 현재 진행형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외자유치를 통한 경제개발의 성과는 거의 없다.


김정은의 등장 이후 쏟아진 과거 권력자들과 다른 상징 이미지 조작은 주민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의 호불호를 논외로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성공적이어 보인다. 경제개발 조치는 아직까지 그 결과를 논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하게 성공한 것이 있어 보인다. 핵개발과 각종 전략무기의 개발과 공포정치이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진행했다. 3차 핵실험을 통해서 핵 보유 국가로 선언하면서 국제적으로 핵보유국의 위상을 구축했다. 최근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3년 내에 실전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그 좌충우돌 예측불허 김정은은 전 세계의 실질적인 위험인물로 일약 부상하게 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배경으로 해서 활짝 웃는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은의 모습은 선군강국으로서 자신감이 넘쳐나는 모습이다.


우리는 어린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최고 권력을 승계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관측을 해왔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왔지만, 김정은의 국정 운영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은 공통적이었다. 최근 연이은 최고위급 권력자들의 대거숙청, 핵무기 개발을 비롯한 비대칭적 전략무기의 개발을 통해 얻은 군사적 자신감, 연이어 발표한 경제조치들의 지지부진한 성적, 갑작스러운 잠적행위와 때론 과거 권력자들과의 다른 외모와 과감한 행동들. 우리는 지금까지 김정은이 보여주었던 정상, 정상적인 행위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향후 북한의 행동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군사적 자신감과 권력의 위협요인을 제거하고 군부를 통합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과 북한의 붕괴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현영철의 공개처형 소식을 접하면서 현영철은 지난 2013년 12월 장성택이 웃기지도 않은 이유로 공개 처형된 사실을 벌써 잊어버린 것인가? 또 1년이 지나면 김정은에 의해서 숙청될 북한의 최고위급 권력자는 누가 될 것인가? 2016년 어느 날 처형된 그 권력자는 현영철의 처형 사실을 잊어버린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공포는 더 큰 공포를 사용해야만 효과가 있는 법인데, 앞으로 공포정치를 공포로 인식하지 않는 권력자군(群)이 형성된다면 과연 김정은의 권력이 지속될 수 있을까? 최근 김정은의 행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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