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세우고 도로 닦고…바빠진 나선시

북한 나선특별시가 올봄부터 공장 신설과 도로ㆍ항구 정비, 투자계약 확대 등으로 한층 바빠진 모습이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선시를 국제화물중계지와 수출품가공지로 키우겠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 가운데 실제로 도시 설계에 나서고 공장을 늘리는 등 나선시 개발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나선 개발’을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의 경제분야 치적으로 삼으려는 북한의 의도로 분석하기도 한다.


24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나선시에는 수산물을 가공하거나 의류를 만드는 소규모 임가공 공장만 있었지만 올봄부터는 공장 규모가 확대되거나 새 공장을 짓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대기업 1∼2곳도 나선에 건설자재를 공급하거나 광물자원을 개발하는 사업과 관련해 투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상무부와 지린성 관계자들이 나선에 장기파견돼 현장조사를 하고 평양의 당 간부들도 대거 나선에 나와 이들과 협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선시 현대화 사업도 함께 진행돼 아파트가 세워지고 도로가 정비되고 있다. 나진항 역시 지난 1월 훈춘(琿春)-상하이 간 석탄 운송에 이용된 후로도 물품 운송이 이어지면서 개보수 작업도 한창이다.


원정대교를 오가며 물품을 나르는 트럭도 올해 1월까지는 하루 100대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200대 이상으로 부쩍 많아졌다. 주로 건설자재와 경공업품이 북한으로 들어오고 광물자원과 수산물 등이 중국 쪽으로 나간다.


방홍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서울대표처장은 지난 2월 남북물류포럼 간담회에서 “중국이 나선에 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최근 나선 지역에 평양에서 파견된 40대 젊은 간부들이 대거 부임하면서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나선의 나진조선소를 현지지도하고 어선과 화물선 건조를 독려해 눈길을 끌었다.


나진조선소는 북한의 3대 조선소 중 하나지만 1998년 김정일 정권이 출범한 이후로 북한 매체의 보도에 김 위원장의 나진조선소 현지지도 소식이 나온 적이 없고 심지어 나진조선소가 다른 기사에도 거명된 적이 없어 이번 시찰 보도는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여러가지 고깃배들과 함께 대형짐배(화물선)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은 수산업과 해상운수, 대외무역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잠수정과 함정을 주로 만들어온 나진조선소에서 화물선 건조와 해상운수 및 대외무역의 발전을 내세운 데서 나선 개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통신 등 북한매체들은 최근 나선을 띄우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중앙통신은 3월29일 “외국 투자가들과 기업들이 (나선에서) 다양한 경제무역활동을 원만히 진행하며 투자형식과 기업관리 방법에서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받고 있다”며 투자를 권고했다. 지난 6일에는 “중국, 홍콩, 태국, 호주 등 여러나라의 투자가와 기업이 서비스, 수산물가공, 건재, 통신 등 업종에 회사를 창설하고 운영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나선의 특혜관세 실시를 비롯해 경공업지구와 항구·도로의 정비 등을 알리는 기사가 연달아 나와 북한 당국이 나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작년 가을부터 나선 개발 분위기가 서서히 감지되다가 겨울에는 잠잠했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북한이 후계자 김정은의 경제문제 해결의 첫 사례로 나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