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EBS 최 교사 반박은 성립되기 어렵다”

이달 초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 모니터팀은 EBS 현대사 강좌 중 최태성 교사의 강의 내용을 분석, 이념적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공영방송에서 내보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해당 최 교사와 EBS뿐만 아니라 일부 매체들까지 나서 공언련의 발표는 ‘좌편향 역사교육’으로 몰아가려는 왜곡된 시각이라고 반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파장은 조선일보가 4일 공언련의 분석을 인용해 최 교사의 강의 내용에서 불거진 이념적 편협성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내면서 본격화 됐다. EBS 노조와 최 교사는 여기에 반발해 보도 내용이 허위 왜곡됐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해당 언론사에 대한 법적인 대응까지 공언했다.


최 교사는 보도 당일 청와대 게시판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을 올리고 “(일부세력이 나를) 친북 좌경 세력, 反대한민국 세력으로 매도해 버렸다”면서 교육자로서 자신의 열정과 꿈이 무참히 꺾여버렸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미디어오늘 등의 인터넷매체들도 최 교사와 EBS 노조의 입장을 토대로 공언련의 분석이나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 허위, 과장됐다는 주장을 일제히 부각시켰다. 오마이뉴스는 6일 최 교사의 강의 내용을 보도한 매체들까지 “엉터리 보도를 받아쓰는 한심한 언론’으로 폄하했다. 


그러나 최 교사의 반박글에 대한 공언련의 입장은 단호했다. 최 교사의 반박문을 검토한 공언련 이재교 대표는 9일 입장글을 통해 “우리가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최 교사의 사상이나 신조가 아니라 공영방송 EBS의 강의내용 그 자체였다”면서 강의 내용이 공언련의 분석 대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최 교사의 강좌 중 1차로 33강과 34강을 분석했다”면서 “그 계기는 강의 내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를 분석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33강, 34강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나중에 다른 강에서 김일성이 전범이라고 지적한 사실이 있다고 해서 그 문제가 소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6·25전쟁 책임론’이 나오는 본인의 강의 내용에 대해서 ‘이건 북한의 주장을 설명한 것이다’라며 본인의 견해가 개입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또한 바로 뒤에 북한의 입장을 ‘착각’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대목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최교사 강의 내용: 이게 바로 미국무부장관 애치슨이 발표한 극동방위선이라는 거죠. 이 북한의 김일성은 남한은 여전히 식민지 상태라고 지금 규정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항일무장투쟁을 했던 지도부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 북한이요. 그렇죠? 그들이 항일무장투쟁, 바로 조국해방을 위해서 항일무장투쟁을 했듯이 여전히 남한 사회 식민지. 그 식민지인, 지금은 미국의 식민지라는 얘기예요. 그 미국의 식민지. 여전히 식민지이기 때문에 그 식민지를 해방시키기 위해서 여전히 북한은 투쟁해야 된다는 그런 식민지 해방론의 입장에서 계속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너무 좋은거야. 중국도 지금 사회주의, 소련도 사회주의 도와주고 있지. 게다가 주한미군이 빠져나가고 있죠. 게다가 애치슨 선언을 통해서 지금 마치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한 듯 한 그런 착각. 이런 착각을 갖게 되는 거죠. 북한 지도부가요.(중략)』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최교사가 ‘착각’이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의 식민지민족해방론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이 누락되자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했다고 김일성과 소련 등이 착각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민지민족해방론은 북한의 착각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비판한 핵심은 ‘최 교사가 북한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전쟁 정당화 입장을 압도적으로 많이 소개하고 정작 주요한 내용인 김일성과 소련이 얼마나 치밀하게 6·25를 준비했는지에 대해서는 소개가 전혀 없다’는 점”이라며 “문맥상 최교사의 반박은 성립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0년대 이후 소련의 기밀문서 등이 드러나 김일성과 스탈린 그리고 모택동이 사전에 치밀하게 모의하고 준비한 후 6·25를 일으킨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북한 측 식민지해방전쟁의 입장에 압도적인 비중을 두고 소개하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다루어지기에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못박았다.


농지개혁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우리가 분석한 34강 내용에 대한 반론으로 40강의 사례를 들고 있다”면서 사후 발언 하나로 강의 내용 전체가 문제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 교사에 따르면 40강에서 그는 “남한의 농지개혁이 더 개혁적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언련이 밝힌 강의 내용에 따르면 최 교사는 그 근거로 분배 농지 면적이 “남한은 3정보, 북한은 5정보니 남한이 더 개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언련은 “이 코멘트는 거의 비웃는 것으로 들린다”면서 “그런 기준으로 어느 쪽이 더 개혁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공언련은 “남한이 3정보인 것은 북한의 농지와 인구에 비해 남한의 농지가 부족했기 때문일 뿐”이라며 “개혁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 교사의 34강 강의 내용에 대한 공언련의 지적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는 강의된 내용이 가장 중요한 용어설명에서부터 달랐던 것으로 북한의 농지는 매각이 영구금지 됐기 때문에 경작권으로 볼 수 있지만 소유권으로 볼 수 없다는 점, 둘째는 농지개혁과 이승만에 대한 폄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셋째는 북한의 토지개혁이 더 민주적이라는 취지의 설명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이 대표는 반론 글의 말미에 최 교사의 기존 반박 견해 표명에 감사를 표하면서 “우리는 최 교사의 전 강의를 경청하겠다”면서 “앞으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최 교사와 편한 방법으로 토론이 지속되어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학습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향후 지속적인 토론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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